선거법에 의해 방송위원회가 설치, 운영하고 있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위원장 박영상)가 'BBK 의혹'과 관련해 김경준 씨의 누나 에리카 김 씨를 인터뷰한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주의' 결정을 내려 논란이 예상된다.
선거방송심의위는 5일 오후 <시선집중> 제작진을 출석시켜 의견을 들은 뒤 토론을 거친 뒤 표결에 들어가 찬성 4표, 반대 3표로 '주의' 결정을 내렸다. 이날 심의위에는 전체 8명의 위원 가운데 7명이 참석했으며, 박 위원장은 개인적 이유로 불참했다.
주의 결정에 찬성한 이들은 <시선집중>이 방송심의규정 11조(재판 중인 사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고, 반대한 이들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보도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22일 <시선집중>이 에리카 김 씨를 인터뷰한 것에 대해 크게 반발하면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이후 한나라당은 이를 문제 삼아 손석희 씨가 진행하는 MBC TV <100분 토론> 출연을 지난달 22일과 29일 거부했다. 22일 방송은 한나라당 측이 당일 출연 거부를 결정해 결방되기도 했다.
또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MBC에 대해 "정동영 방송"이라고 비난하면서 'MBC와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고, 한나라당 지도부는 MBC를 2번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론단체들은 <시선집중>이 방송에서 에리카 김 씨의 일방적인 주장임을 미리 고지했고, 다음 날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반박 인터뷰 일정을 잡아 반론권을 약속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의 반발은 지나친 '언론탄압'이라고 맞섰다.
이에 대해 MBC 노조는 "한나라당은 MBC에 대한 악의적 선동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구시대적인 언론 탄압과 오만한 검증회피 행위에 대해 유권자에게 공식 사과하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민언련, 전국언론노조, 방송인총연합, PD 연합회 등 언론단체들도 한나라당의 대응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었다.
이에 따라 'BBK 의혹'과 관련된 검찰 수사 발표 후 선거방송심의위가 '주의' 결정을 내린 것은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방송위원장은 심의위로부터 제재 결정을 통보 받은 경우 방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바로 해당 방송사에 시정 및 제재조치의 이행을 명하거나 권고해야 한다.
한편 선거방송심의위는 KBS TV <시사기획 쌈>에 대해서도 지난달 19일 이회창 무소속 후보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장면이 방송됐다는 이유로 이날 '주의' 조치를 내렸다.
한나라당은 <시사기획 쌈>에 대해서도 5일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는 2개의 비판적 아이템을 방송하면서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는 서초동 땅, 자녀 문제, BBK 주가조작사건, 차명 후원금 등 5개의 비판적 아이템을 방송했다"며 KBS 쪽에 시청자 사과방송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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