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지난 22일에 이어 29일에도 MBC <100분 토론> 출연을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 또 <100분 토론> 불참...손석희 "유감"
한나라당은 이날 밤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사회를 보는 <100분 토론>에 "MBC가 편파방송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돌연 불참을 통보해왔다.
'누구를 찍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각 후보의 지지자와 캠프관계자를 초청해 열린 이날 토론회는 이 후보 측을 제외한 정동영, 권영길, 이인제, 심대평, 문국현, 이회창 등 6명의 후보에서 추천한 인사들만이 참석했다. 한나라당은 당초 배우 유인촌과 박재완 의원을 출연시킬 계획이었던 알려졌다.
이날 토론을 시작하면서 진행자인 손석희 교수는 "이후보 측에서 직접 지명한 사람이 토론을 벌이는 것이 토론의 공정성과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프로그램 취지를) 설명했다"며 "MBC <100분 토론> 제작진은 심심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이 후보 측의 '불참'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한나라당은 지난 22일에도 MBC <100분 토론>에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해 방송 자체를 무산시켰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BBK 핵심인물인 김경준 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을 인터뷰한 것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한나라당은 지난 28일 이방호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BBK 의혹과 관련된 MBC 보도를 문제삼으면서 "MBC는 정동영 방송"이라고 주장하는 등 'MBC와 전쟁'을 선포했다.
한나라당은 또 지난 23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MBC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언론 협박하는 것은 국민 협박하는 것"
한나라당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MBC 노조는 29일 "BBK로 공황에 빠진 한나라당은 외부의 적이 필요한 게 아니냐"며 부당한 탄압을 중단할 것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MBC 노조는 "이런 오만함을 그대로 지닌 채 집권할 경우 어떤 암흑기가 올 것인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며 "한나라당은 MBC에 대한 악의적 선동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구시대적인 언론 탄압과 오만한 검증회피 행위에 대해 유권자에게 공식 사과하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방송인총연합 등 언론단체들도 지원하고 나섰다.
언론노조는 29일 성명을 발표해 "한나라당은 BBK 사건의 진실에 근접하려는 언론을 거침없이 협박하고 있다"며 "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야욕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이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비난했다.
언론노조는 "진실을 찾아 나선 언론을 협박하는 것은 국민을 협박하는 것임을 명심하라"면서 "모든 국민이 한나라당의 군사 독재 정부식 작태를 똑똑히 주시하고 잊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방송인총연합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MBC에 대한 탄압과 나아가 한국의 언론에 대한 통제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며 "만약 한나라당이 지속적으로 억지주장과 오만한 태도를 견지한다면 그들이 원하는 집권의 꿈은 결코 달성될 수 없을 뿐 아니라 국민적 규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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