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단체들이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정부 차원의 행사를 거부하고, 별도 행사를 열기로 했다. '시혜와 동정' '전시행정' 위주의 정부행사를 더이상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에서다.
***4.20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
장애인이동권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결합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공동기획단'(이하 공동기획단)은 19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11층 배움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일 정부차원의 장애인의 날 행사를 거부하는 대신,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 투쟁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기획단은 이와 관련 "정부는 그동안 '시혜와 동정' 차원에서 형식적 장애인 정책을 추진해 왔고, 가수를 불러 공연하는 장애인의 날 행사는 그런 시각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대표적 행태"라며 "1년 3백65일을 집에만 갇혀 있어야 하는 장애인에게 4월20일 하루 벌어지는 행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행사'가 아닌 '투쟁'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공동기획단은 이와 함께 장애인 차별철폐를 위해 ▲ 장애인차별금지법 및 장애연금법 제정 ▲장애인노동권, 이동권, 교육권 확보 ▲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 및 기초 생활보장 ▲ 장애여성의 권리 보장 ▲ 장애인 정보접근권, 문화권 보장 및 편의시설 확충 등 13개 요구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실효성 있는 정책 내놓아라"**
양영희 장애인실업자종합지원센터 소장은 "기존 정당들이 총선에 맞춰 장애인을 비례대표 상위순번에 배치하고 실천없는 형식적 정책만 선전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장애인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실효성있는 진보적 세력이 나서 장애인 차별 장벽을 제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영실 민주노동당 정책부장은 "장애인 단체에서 요구했던 사항들은 당 정책 공약에 모두 들어갔다"며 "17대 국회가 시작되면 장애여성도우미제도 안건을 가장 먼저 제출하고,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장고법)도 강제조항을 넣는 쪽으로 개정해 기업들이 반드시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의 생생한 성욕구 보고**
한편 장애문제 전문 인터넷신문에서 16일 발표한 설문조사를 보면, 미혼 남성장애인 75.2%, 미혼 여성장애인 51.5%가 성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신문 Ablenews 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3월2일부터 15일까지 2주일간 장애인을 대상으로 네티즌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남자 2백11명, 여성 45명 등 총 2백56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섹스에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장애인 77.0%는 24세 이전에 첫 경험을 했다고 응답했으며 연령이 낮을수록 첫 경험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56.5%의 장애인들은 신체적 장애로 인해 섹스를 하는데 불편하다고 호소한 반면, 뇌병변 장애인 절반가량인 51.6%는 섹스를 하는데 장애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장애인들은 장애인을 위한 섹스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각자의 의견을 밝혔다.
장애인을 위한 섹스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78.1%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반면, 9.8%는 '필요없다' 또는 12.1%는 '모르겠다'고 응답해, 장애인을 위한 섹스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40대 이상의 장애인 84.2%와 기혼 장애인 87.1%, 뇌병변 장애인 81.3%는 장애인을 위한 섹스서비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설문조사를 실시한 에이블뉴스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장애인은 최소한 정보접근이 용이하고 인터넷 뉴스를 검색-활용할 정도의 사회적 활동성과 의식수준이 있다고 분석되는 만큼, 이 조사의 표본에서 나타나는 통계들이 곧 전체 장애인을 대변한다고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으나,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장애인을 어떠한 성적 욕구도 없는 존재, 혹은 '무성적 존재'로 치부하는 사회 편견의 허구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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