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적어도 서울·경기지역 7개 외국어고에서 입시문제가 사전유출됐다고 특수목적고 입시 대비 유명 학원 강사가 폭로했다.
특목고 입시 대비로 유명한 서울 지역 모 학원 강사 A씨는 13일 연합뉴스와 가진 단독인터뷰를 통해 약 5년 전부터 상당수 외고와 유명 특목고 입시학원 사이에 유착관계가 형성돼 외고 관계자가 입시를 앞두고 유사한 유형의 문제를 학원측에 제공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경기지역 7개 외고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 정도는 확실하게 문제를 (학원측에) 좀 빼 주고 정보를 주고 하는 곳"이라며 이들 학교에 대해서는 유출된 문제를 직접 봤다고 밝혔다.
그는 이 중 B외고 모 부장교사, C외고 모 교감, D외고 모 부장교사 등의 직함과 실명을 거론하면서 이들을 비롯해 학원 등에 입시설명회를 나가는 교사들 상당수가 유착의 고리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B외고, E외고, F외고 등 3개 학교를 거론하면서 "신생외고일수록 (학원과의 유착관계에 따른 유출이) 심한 편"이라고 전했다.
외고측은 지원 학생 수를 늘려서 학교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 학원측에 미리 문제를 제공하고, 학원측은 문제를 사전 입수한 외고에 지원토록 수강생들에게 권유하는 공생 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A씨는 문제 유출 대가로 보통 500만∼1천만원 정도가 제공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브로커를 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학교 교사와 학원의 현금 직거래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자신이 브로커를 통해 200만∼300만원을 제공하려고 했을 때 브로커가 "이 정도는 유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수준)이고, 문제(자체)는 안 돼"라는 말한 적도 있다고 A씨는 밝혔다.
그는 또 모 입시학원과 F외고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해마다 학원에서 수강생들에게 미리 알려 준 문제가 F외고 입시에 똑같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입시학원에 대해 "학원계의 대기업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이 입시학원이 "외고란 외고에 대해 일단 로비는 다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입시학원은 매년 특목고 입시 실제 문제와 학원에서 가르친 문제를 비교해 '적중', '유사문제' 등으로 선전하고 있다.
A씨는 "이번 김포외고의 경우는 시일이 임박해서 수십문제를 고스란히 수강생들에게 가르쳐 주는 바람에 붙잡혔지만 대부분의 경우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다'는 식으로 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 사전 유출이 주로 이메일로 이뤄지므로 경찰이 강도 높게 수사를 하면 증거를 찾을 수도 있으나 대개 본인 계정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계정을 사용하므로 확고한 수사의지를 가지고 주변 인물들까지 폭넓게 수사하지 않으면 범행 포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김포외고 입시문제 유출사건에 대해서는 상당히 많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수사 초기인 이달 초 김포경찰서로 전화를 걸어 관련자들의 신원을 알려주는 등 핵심 제보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나도 돈을 줬고, 정보도 받고 했기 때문에 떳떳한 사람은 아니다"라며 자신 역시 사법처리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털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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