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정치 상황을 지켜보는 많은 이들은 후자를 꼽는다. '오로지 당선'을 위한 정치권의 행보는 도덕성 검증도, 공약의 타당성 여부도 뒷전이다. 날마다 언론에서는 대선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지만 각 후보 지지율 외에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어떤 공약을 바라는가에 대한 여론조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 유권자들이 바라는 대선 공약을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는 공간이 열렸다. 문화연대는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안 정치 커뮤니티 사이트 '2007대통령선거 사이버 정치놀이터-미끄럼틀'(www.actionp.net) 개설을 알렸다. 사이트 방문자들은 '민중행복공약제안하기'라는 코너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공약을 제시할 수 있다.
"초등학생 반장 선거보다도 못한 대선, 보고만 있을텐가"
문화연대는 "초등학교 반장 선거보다도 민주주의와 멀어져 있는 한국 사회의 선거에서는 민주주의가 보면 울고 갈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매일 같이 일어난다"며 사이트를 개설한 이유를 밝혔다.
문화연대는 "어떤 면에서 한국의 대선은 정말 실험적이고 예술적"이라며 "일반 민주주의의 상식을 거부하고 선거법을 비롯한 법치주의조차 '물 먹일 정도'로 파격적이다"라고 비판했다.
문화연대는 "우리는 이렇게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재롱잔치'와도 같은 대선을 피하지 않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선거를 즐기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며 "오래된 정치꾼, 고귀한 사장님들이 상상할 수 없는 '급진적 행복'을 찾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문화연대는 "사이버 정치놀이터 미끄럼틀은 바로 '급진적 행복'을 찾으려고 하는 이들에게 제안하는 밑그림"이라고 덧붙였다.
"대선을 '우리의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이원재 문화연대 공동사무처장은 "진보 진영조차 사회적 비전 제시하지 못하고 일방적인 경제제일주의 담론이 확산되는 이번 선거를 단순히 피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을 우리의 시간으로 만들어보자는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원재 사무처장은 "기존 정당에서 적극적으로 좋은 공약을 받아가는 것도 좋지만 선거 시기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치문화가 지속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마디로 많은 이들이 자기 정책을 이야기하는 틀을 만들어 직접 민주주의를 해보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재 처장은 "사이버 정치놀이터의 이름 '미끄럼틀'은 '낡은 정치가 미끄러지고 새로운 대안과 에너지가 밀려온다는 의미"라며 "정치는 위의 권력이 아닌 아래를 지향하는 놀이가 돼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문화연대는 오는 12월 19일 선거가 끝난 당일, '민중행복공약 덧셈 파티'를 열고 이들 공약 중 100개를 선정해서 발표할 예정이다. 또 대선 기간을 앞두고 지하철, 지하보도 등에서 문화행동을 통해 이곳에 올라온 다양한 공약들을 알리는 행동도 지속해나갈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