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는 7일 대선 출마를 결정한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자택을 직접 찾아가는 등 막판까지 출마 자제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7시께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인 주호영 의원과 함께 이 전 총재가 살고 있는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를 예고없이 방문했으나 이 전 총재를 만나지 못하고 30분만에 돌아갔다.
이 전 총재의 자택에는 '일하는 아주머니'라고 신원을 밝힌 중년 여성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의 부재를 확인한 이 후보는 경비실에서 메모지를 얻어 즉석에서 편지를 쓴 뒤 주 의원을 통해 '일하는 아주머니'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편지에 "존경하는 이회창 총재님, 며칠째 만나뵙고 말씀드리려고 백방 노력했으나 못 만나게 돼 몇 자 적습니다. 제가 부족한 탓이라고 여겨지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사전에 통화라도 하고 싶습니다.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7일 새벽 이명박"이라고 적었다.
조금 늦게 이 전 총재 자택에 도착한 박형준 대변인은 "편지를 전달했으니 이 전 총재에게서 연락이 오면 전화 통화를 해서 출마의 이유 등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날에도 밤 늦게까지 귀가하지 않은 채 시내 모처에 머물면서 이 전 총재의 연락을 기다리는 한편 법조계 지인 등을 통해 이 전 총재의 소재를 파악했다.
2002년 대선 당시 이 전 총재의 선대위 여성특보를 지낸 나경원 대변인은 "닷새 전부터 이 후보는 이 전 총재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면서 "이 후보는 끝까지 성의와 진정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의 출마가 기정사실화 됐음에도 이 후보가 이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이 전 총재를 설득하려는 모습을 보인 것을 놓고 일각에서는 "최대한 명분을 쌓아놓으려는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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