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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삼성 임원의 수백억 자산, 알고 보면 회사 비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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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삼성 임원의 수백억 자산, 알고 보면 회사 비자금"

"검찰은 삼성이 관리하는 작은 조직일 뿐"

"삼성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사치를 하기도 했습니다. 대신에 삼성은 제게 범죄를 명했습니다. 돈으로 사람을 매수·회유하는 불법 로비는 모든 임원의 기본적 책무였습니다. 저는 검찰을 비롯해 법조계 인물을 관리해야 했습니다.…검찰은 삼성이 관리하는 작은 조직일 뿐이었습니다. 이해관계가 맞물린 재경부, 국세청 등은 규모가 더 큽니다."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옛 구조조정본부) 전(前)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 사제단이 5일 오후 2시 서울 제기동 성당에서 마련한 기자회견에서다.
▲ ⓒ프레시안

"검찰 최고위급에도 '떡값'은 전달됐다"

이날 김 변호사는 "현직 검찰 최고위급 간부들 중에서 삼성에게 '떡값'을 받은 사람들 여럿 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구조본 안에서 검찰 간부 수십 명을 관리하고 나머지는 60여개 계열사가 나누어 관리한다"며 "설·추석·여름휴가 등 1년에 3회, 소위 떡값이라는 불법 로비자금을 500만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돌린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십억 원을 전달하라고 지시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범죄 행위의 공범이라는 죄의식 때문에 괴로웠다"는 고백이 뒤따랐다.

"비자금 계좌 가진 임원 명단도 있다"

이런 돈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김 변호사는 "각 (계열)사에서 조성한 비자금"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대형 부실을 안고 있는 만성적자의 회사에서도 수십억 원씩의 비자금을 만들었다. 조성된 비자금은 임직원 명의로 차명 운용된다"라고도 했다.

이어 그는 "삼성 출신 인사들이 재산이 많은 것은 대부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월급쟁이가 수백, 수천억 원의 재산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 고위직 인사들의 막대한 재산 가운데 상당 부분은 그들의 돈이 아니라 삼성의 비자금이라는 설명이다.

그리고 그는 "삼성의 사장단, 고위임원, 구조본의 임원, 재무·인사 등 핵심 보직의 임원 및 간부급 사원 중 일부가 차명계좌를 가지고 있다. 비자금 계좌를 가진 삼성 임원들의 명단도 일부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명백히 금융실명제 위반, 사문서 위조, 조세포탈 등의 범죄"라고 인정했다.

"차명계좌는 삼성의 훈장이었다"
▲ ⓒ프레시안

김 변호사의 진술대로라면 삼성의 많은 임원들이 범죄에 연루된 셈이다. 그들은 왜 범죄자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하지만 삼성에서는 차명계좌의 존재가 승진의 징표이자 조직이 자신을 믿는다는 일종의 훈장이었다. 그래서 비자금 계좌가 만들어지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비자금 차명계좌를 가진 삼성임원들의 명단 일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김 변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검찰은 삼성이 관리하는 공공 기관 가운데 일부일 따름이다. 삼성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경제 부처의 경우, 보다 큰 규모의 로비가 이뤄져 왔다.

그리고 김 변호사는 에버랜드 재판에 관한 모든 진술이 조작됐다고 밝혔다. 본인이 직접 관여했다는 것. 그래서 내막을 잘 알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이는 명백한 범죄다. 공범으로 나도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뇌물 받은 검사 명단, 추후 공개하겠다"

하지만 김 변호사와 사제단은 당초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던 검찰 뇌물 수수 명단(일명 '떡값 리스트')이나 이재용 삼성 전무와 관련한 재산 축적 과정과 관련이 담긴 내부 문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회견을 마련한 사제단은 이에 대해 "이날 회견장에 기자만 와 있는 게 아니다. 문건을 도난당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제단은 "언론이 사건을 실체에 접근하기보다 소위 '떡값명단'처럼 지엽적인 사실에만 집착한다"며 "언론의 진실규명 작업이 지지부진하고, 검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때 가서 국민 앞에 (떡값명단을) 공개하겠다"라고 밝혔다.

"'알 권리 충족' 외치던 언론, 삼성 앞에서는 왜 무력한가"

한편 이날 회견은 '삼성 감싸기'에 급급한 대부분의 언론을 성토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사제단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왜 이 문제(삼성 비자금 문제)가 중요한지, 쉽고 명확하게 풀어서 설명해줘야 할 언론이 자꾸 2차 폭로, 3차 폭로 하니까 사제들의 마음은 괴롭고 답답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제단은 "공론을 통해서 더불어 고민하자는 것인데 언론은 삼성비자금 보도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떡값명단이나 찾는다"라며 "이런 국가 대사를 마치 연예인 추문을 대하듯 한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사제단은 "이런 태도가 어찌나 한심했는지 누가 이렇게 말했다. '알 권리 충족과 권력 감시를 위해 정부의 취재 지원 개선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던 대한민국 언론의 사명감이 고작 이 수준인가?' 이 말은 바로 여러분의 한국기자협회의 말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사제단은 "삼성 비자금 사태의 진실 규명보다는 '김 변호사와 삼성 간 공방 수준으로 보도하면서 본질을 호도했다. 정치권력을 향해서는 막말까지 쏟아내며 비장한 비판자 행세를 해온 언론들이 재벌 삼성을 향해서는 입을 쏙 닫아버린 처사를 국민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언론노조의) 비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이날 회견장에 모인 기자들에게 되물었다.

'현 국면에 대한 사제단의 입장' 성명 전문

'삼성, 언론, 검찰, 국세청, 금감원 등의 철저한 반성을 위한 우리의 기도와 호소' 전문

김용철 변호사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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