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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일 없이 시간 보냈음을 고백한다"

권영길 '위기감' 토로…"길이 보이지 않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심각한 위기감을 토로했다. 권 후보는 29일 당원들에게 보낸 '호소문'을 통해 "9월 15일 경선을 마치고 민노당의 대선후보가 됐지만 그 후로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바쁘지만 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낸 것을 고백한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답답한 위기감에 선거본부 전체가 휩싸였다.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국민을 감동시킬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선을 마치고 일주일에 3~4번씩 방송 토론에 출연하고, 하루에 2~3번씩 라디오 인터뷰를 했다. 숱한 기자들과 인터뷰를 했다"면서 "하지만 길이 보이지 않았다"고도 했다.

권 후보는 "그것이 말솜씨와 정책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진정성의 문제를 깨닫는 데 한 달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민노당 관계자는 "지금의 상황이 위기라는 것을 권 후보가 인지하고 있음을 스스로 밝힌 것"이라며 "중앙당이 움직이지 못하는 문제나 이슈와 가치의 쟁점화가 부재했던 점 등을 반성하고 중앙당과 중견간부, 평당원들에게 '참전'을 호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유기적 소통을 위한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컨텐츠 행보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발표를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라고 귀띔했다.
▲ ⓒ뉴시스

"참전하라"

권 후보는 그러나 당내 논란 속에도 현재 집중하고 있는 일종의 지역투어 일정인 '권영길의 만인보'와 오는 11월11일로 예정된 100만 민중대회에 대해선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권 후보는 "새로운 세상을 향한 희망이 이어지고 있음을 만인보 행군 중에 보았다"고 했다. 또한 "100만 민중대회를 외친 것은 당내 경선용 공약이 아니었냐는 질문을 가끔 받지만 대회 조직은 권영길의 확고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100만 민중대회는 당은 물론이고 우리 진보운동 진영 전체가 처한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에 대한 오랜 숙고와 고뇌 끝에 나온 방안"이라며 "밀리고 밀려 구석까지 몰린 진보세력의 대반격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가장 유력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엔 권 후보가 스스로 '선택하고 집중'한 사안에 대해 불필요한 논란을 끝내자는 단속의 의미가 다분히 엿보였다.

박용진 선대위 대변인은 "만인보 운동은 권 후보의 단독행동이었고 이에 대해 반발과 비판이 많다는 사실을 권 후보도 잘 알고 있지만 이번 만인보는 권영길의 '남순강화(등소평이 천안문 사태 이후 지방순회와 강연을 이어간 대장정)'"라며 "여러 이유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선대본에 대해 분발을 촉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후보의 의지가 완강한 만큼 만인보와 100만 민중대회에 비판적이었던 목소리도 일단 잦아드는 분위기다. 돌이킬 수 없으면 권 후보가 앞장서 이끄는 조직전략으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위기탈출 안간힘

권 후보는 한편 이번 주부터 만인보 행보 속에 공격적인 이슈전략을 병행해 가동키로 했다.

정동영 후보의 고향인 전주에서 '정동영 필패론'을, 이명박 후보의 고향인 포항에서 '이명박 대재앙론'을 역설하는 형식이다. 문국현 후보에 대해선 내달 4일 께로 예정된 '맞짱토론'을 통해 일합을 겨룰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빨치산의 아들, 유신독재에 대한 저항, 진보운동의 주역 등 권 후보의 개인사를 적극 부각시켜 '왜 권영길인가'를 설득하는 데도 주력키로 했다.

또한 '컨텐츠 빈약'에 대한 비판에도 적극 대응해 교육공약, 비정규직 일자리 공약, 부유세-증세 공약 등을 100만 민중대회 이전까지 연이어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권 후보의 메인슬로건이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으로 확정된 점이 선거기조의 변화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그동안 권 후보의 메인 슬로건이나 다름없었던 '코리아연방공화국'의 자리를 대체한 것. '코리아연방공화국'에 대해선 국가비전으로 볼 것이냐, 통일방안으로 할 것이냐를 두고 내부 논의 중이라고 한다.

권 후보의 이 같은 전방위적인 '위기탈출 계획'이 성공할지는 두고 볼 일. 만인보 행보의 총화 격인 내달 11일의 '100만 민중대회'의 성패가 '권영길 위기'의 확산이냐 반전이냐를 가름할 분수령으로 꼽힌다.

권 후보는 "우리가 실패하면 민중이 실패하는 것이며 국민이 실패하는 것"이라며 "그 절박했던 창당정신을 때로 잊고 지내지 않았나 반성을 해본다"고 당 간부들과 당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만인보 하면서 (지지율이) 바닥을 쳤다"며 "내부적인 무기력도 어느 정도 극복이 될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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