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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향응파문, 풀어야 할 의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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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국감 향응파문, 풀어야 할 의문들

'향응'은 기관장이, '술값'은 말단 직원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일부 국회의원이 피감기관들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은 것과 관련, 주장이 엇갈리거나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다.
  
  과기정위 차원에서 다음주 초 정식 수사를 의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들 의문은 검찰수사를 통해 명확히 밝혀지고 정리돼야 할 부분이다.
  
  ◇성매수 "없었다" vs "있었다"
  
  특정 언론에서 제기한 성매수 의혹에 대해 임인배, 김태환, 류근찬 의원은 "수사를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 언론사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면서 강력히 부인하고 있고 의원들이 술을 마신 대전 유성의 N주점 업주 J(36)씨 역시 "아가씨는 부르지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 기자들은 27일 보도를 통해 "지금은 말을 바꾼 A주점 업주 Y(49.여)씨로부터 '22일 국회의원 6-7명과 연구단지 관계자 등 10명이 찾아와 양주 6-7병을 마신 뒤 의원 2명이 모텔로 2차를 갔다'는 말을 구체적으로 들었고 남자종업원도 인상착의까지 설명하면서 '의원이라고 하는 2명을 직접 모텔까지 데려다줬다'는 말을 되풀이했다"고 취재과정을 설명했다.
  
  Y씨는 26일 기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24일과 25일 보좌관이라고 밝힌 3명이 찾아와 '22일에는 잘 놀았느냐, 2차는 잘 갔느냐, 의원이 그때 아가씨를 마음에 들어 한다, 다음주 화요일에 10명 올 텐데 비용이 얼마냐'고 묻기에 예약을 받으려는 욕심에 '그러냐'면서 '10명이 와서 아가씨들 부르면 대략 300만원 정도 든다'고 했을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끼리 갔다" vs "안내했다"
  
  임 의원은 N주점까지 가게 된 경위에 대해 "저녁식사를 마친 뒤 김, 류 의원이 '우리끼리 한잔 하자'고 해 바로 옆 술집에 갔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그 자리에 피감기관장들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원들이 식사를 한 S한정식집과 N주점은 도로를 따라 800m 가량 떨어져 있어 임 의원이 말한 '바로 옆'이 아니다.
  
  N주점까지 가려면 도중에 다른 많은 주점들을 모두 지나쳐야 하며 그곳은 술값을 다음날(오후 9시 9분 42초) 결제해도 될 정도로 피감기관 직원과 마담 사이에 친분이 있는 곳이다.
  
  이와 관련해 한 피감기관 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의원들은 식사를 마친 뒤 우리 연구원의 한 직원이 안내한 술집으로 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식사가 끝날 즈음 한 간부로부터 '인근에 노래방을 알아보라'는 지시를 받고 이 직원이 전에 간 적이 있던 N주점으로 안내했다"고 말했다.
  
  피감기관이 의원들을 안내했다면 스스로 알아서 의원들을 모신 것인지, 의원들이 묵시적으로나마 '주점행'을 요구한 것은 아닌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주점업계 소문의 진위는
  
  이번 파문을 둘러싸고 유성지역 주점업계에는 "의원들이 A주점에서 술을 마셨고 모두 아가씨들을 데리고 모텔까지 갔다더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고 있다.
  
  한 업계 종사자는 "A주점에서 '2차'를 가려면 인근 모텔까지 조금 걸어야 하는데 A주점 아가씨들이 22일 밤 의원으로 보이는 남자들과 함께 주점에서 나와 모텔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본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A주점에서 아가씨들과 모텔까지 간 사람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게 누구인지, 아니면 "우리 가게는 작고 초라해서 10명이 들어갈 방도 없고 22일에는 3-4팀의 손님이 오긴 했지만 국회의원이나 보좌관 등으로 보인 사람은 없었다"는 업주 Y씨의 주장대로 완전한 헛소문인지 등이 규명돼야 한다.
  
  일부에서는 A주점 '모텔 2차' 장본인이 수행원이나 피감기관 관계자일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향응은 기관장이, 술값은 말단 직원이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기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벌인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과 피감기관 기관장들이 단란주점에서 먹은 68만원의 술값을 피감기관 소속 한 말단 직원이 부담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 22일 국감이 끝난뒤 주점에서 술을 먹은 의원이나 기관장 모두 술값은 나몰라라하고 나가 버려 이튿날 피감기관 가운데 한 곳인 생명공학연구원의 기획예산 부서 평 직원인 이모씨가 개인카드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개인카드로 계산된 영수증은 피감 기관들이 공식적으로 산출하는 국감비용에 포함되지 않는다.
  
  피감기관 관계자는 "법인 카드로 계산된 720여만원의 1차 저녁식사비와 달리 개인카드로 계산된 술값 영수증은 나중에 여러 수감기관이 나눠서 정산을 하는 공식 국감비용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이씨는 국감이 끝난뒤 의원 등의 1차 저녁식사 장소인 한정식 집 담당자로 지정돼 여러가지 일처리로 밥도 먹지 못한 채 오후 9시를 전후해 임인배 과기정통위 위원장 등 의원 3명을 안내해 인근 단란주점으로 갔다.
  
  곧이어 이날 국감을 받았던 7개 기관 가운데 5개 기관장들이 뒤따라 와 합석을 했고 술판이 벌어졌다. 이씨는 밖에서 줄곧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의원 1명이 먼저 나왔고 뒤이어 나머지 2명도 중간에 자리를 떴다.
  
  이 시간이 오후 10시가 좀 안된 시각. 이씨는 기관장들만 남아 남은 술을 마시는 것을 보고 주점 마담에게 술값은 내일 계산하겠다고 한 뒤 마침 생명공학연구원 이상기 원장의 호출을 받고 이 곳에 도착한 노영희 기획부장과 함께 인근 음식점을 찾아 밤늦게서야 저녁을 먹을수 있었다.
  
  노 부장도 이날 국감 마무리 등에 따른 바쁜 일정 때문에 저녁을 먹지 못한 상태였다.
  
  이씨는 다음날 약속한 대로 자신의 개인카드로 술값 68만원을 계산했다. 법인 카드로는 단란주점 술값을 계산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생명공학연구원 관계자는 "술값을 공식 국감 비용에 포함시킬수 없기 때문에 나중에 별도로 술집에 있던 기관장들의 해당 기관에 말해 공동 부담을 시키야 하는데 말하기도 쉽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결국 해당 기관들이 협조해 주지 않으면 의원과 기관장들이 먹은 술값을 말단 직원에 불과한 이씨가 몽땅 떠안아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대덕 출연연구기관의 한 직원은 "그게 말단 직원의 비애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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