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단일화, 정책으로 추진하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단일화, 정책으로 추진하자

[의제27-①] 결선투표제·무상보육·일자리창출

'정책 경쟁.'

개혁적 성향의 교수 27명이 진보개혁진영의 후보단일화를 촉구하며 내건 단일화의 기준이다.

'진보와 개혁을 위한 의제 27'(약칭 '의제27') 모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정해구 교수는 "정치권이 총선 지분 등 부정적인 의미로 단일화에 접근하면 권력 야합이 된다. 정치적, 절차적 문제와 함께 국민들이 민주세력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의 문제에 대한 정책적 경쟁이 단일화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들은 모임의 이름이 목적한 바대로 27가지 정책적 의제를 제시해 단일화의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이는 단일화의 '마지노선'이라고 했다. "각 진영이 최소한 이 정도 요구는 수용해야 후보단일화의 명분이 설 수 있다는 것"(김호기 교수)이다.

물론 이들이 단일화의 대상으로 상정하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민주당 이인제, 민주노동당 권영길, 창조한국(11월 4일 발족 예정)의 문국현 후보가 모두 '정책적 마지노선'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모임에 참여하는 교수들은 절박하다고 했다. "질적으로 새로운 개혁세력을 만들어야 한다"(안병진), "지식인들과 후보 당사자, 각 세력들이 상황의 엄중함을 환기해야 한다"(김태일)고 했다. 진보개혁세력의 무참한 몰락과 그 이후의 상황 대한 절박함이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 반복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폭력적 단일화에 대한 경계이기도 했다.

이렇게 지식인 사회 사이에서도 2007년 대선의 단일화 논의는 문턱을 넘었다. <프레시안>은 논의 끝에 이들이 제기하는 27가지 의제가 공론화될 수 있도록 운동장을 열기로 했다. '단일화'라는 미지의 정치적 결과보다 진보개혁진영 담론 생산자들이 고민한 '의제'를 주목해보기로 했다. 매일 3가지 의제가 <프레시안>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독자 여러분들에게도 활발한 참여와 비판을 기대한다. <편집자>


'진보와 개혁을 위한 의제 27'(의제 27)은 진보와 개혁의 가치를 지지하는 대통령 후보라면 다음의 의제 및 정책을 적극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 앞으로 우리는 <프레시안>을 통해 진보와 개혁을 위한 27대 의제를 발표할 것이다. 이 의제를 놓고 활발한 토론과 논쟁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의제1. 결선투표제 도입해야 (정해구 성공회대학교 교수)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어느 대통령도 유권자의 50% 이상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그것은 유력 대선 후보의 수가 2인을 넘어 다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민주화 이후 역대 대선은 역설적이게도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편 단순다수대표제에 의한 대통령선거는 대선 경쟁의 양자 대결을 촉진시킨다. 1위 후보를 이기기 위해 차순위 후보들이 연대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1997년의 대선에서 DJP연합, 그리고 2002년의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는 바로 그 결과였고, 2007년의 올 대선을 앞두고 범여권의 후보단일화가 요구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민주화 이후 역대 대선에서 나타났던 이 같은 문제점에도 우리는 기존의 대통령 선출방식을 고수해야 하는가? 그것의 개선 방법은 없는가?

이와 관련해 우리의 경우에도 대통령선거에 결선투표제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즉 1차 투표에서 유권자들은 자신의 선호에 따라 대선 후보를 자유롭게 선출하고, 1차 투표의 결과 유권자 과반 이상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상위 득점자 2인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실시하는 제도가 그것이다. 그 경우 우리는 국민 다수가 지지하는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는 한편 편법적인 후보단일화의 관행도 중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프랑스, 오스트리아, 핀란드, 포르투갈, 러시아, 브라질, 칠레 등 대통령제를 채택하는 많은 나라들은 결선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결선투표제는 결코 낯선 제도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도 대선에서의 결선투표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 경우 그 도입은 결선투표제가 우리 헌법의 대통령 직접선거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닌 한 관련 법률의 개정만으로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결선투표제를 채택할 경우 대선 후보자 수의 증가, 정략적 거래의 가능성, 비용의 증가 등의 문제들이 야기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들은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얻는 효과에 비하면 그리 큰 문제들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 대선 과정에서 결선투표제 도입은 핵심적인 의제로서 제시될 필요가 있다.

의제2. 무상보육 실현하고 아동수당 도입해야 (이태수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교수)

저출산 추이가 도를 넘어서 이대로 가만 놓아둔다면 남한 땅에는 2200년이 되기 전에 인구가 멸절된다. 덩달아 노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다. 2050년경에는 전체 인구 중 노인 인구의 비율이 40%대를 넘어선다.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서구의 70%에 비해 이제 겨우 50%를 갓 넘긴 정도다.

원론적으로 본다면 아동은 자기 인생에 책임을 질 때까지는 공평한 기회를 보장받아야 하므로 사회적으로 양육되어야 한다는 이념이 강조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아동에 대해 적극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아동권의 차원을 넘어 바로 위에서 나열한 실제적인 이유가 더욱 절박하다.

2001년 아동 1인당 연간 복지지출비가 스웨덴 3961달러, 프랑스 2162달러, 영국 913달러, 미국 297달러인 것에 비해 한국은 40달러에 불과하다. 이러한 아동에 대한 사회적 방치가 여성의 출산파업으로, 초고령사회로, 100만 빈곤아동으로, 경제활동인구의 부족으로 우리사회에 앙갚음되고 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때가 됐다. 사실 늦었다.

따라서 부모의 능력이나 조건, 사는 지역 등에 상관없이 아동을 양육하는 데에 부담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바로 그 요체가 무상보육과 아동수당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소득에 따른 보육료 차등지원을 확대하고 국공립보육시설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예산의 한계"와 "민간보육 활성화"라는 저항의 벽을 넘지 못해 파괴력 있는 정책이 되지 못했다.

보육료 부담이 가계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소득계층에 따라 5~12%대를 차지하고 있고, 아동보육시설 이용율이 3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모든 아동에 대해 무상보육을 채택해 누구나 아이를 낳으면 보육의 부담을 지지 않고 사회가 책임지어야 한다.

한 가지 더 추가되어야 하는 것이 아동수당제다. OECD 선진국 내에서 신자유주의를 철저히 신봉하는 미국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에게만 도입되지 않은 제도다. 보육문제만이 아니라 아동의 의·식·주에 들어가는 추가적 비용에 대해 사회적인 지지가 필요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적어도 둘째아이에 대해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11세까지 아동을 키우는 모든 가정에게 최소 월 10만원 이상의 아동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연간 약 13조원의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현재 교통 및 에너지세로 거두는 20조 또는 각 이해집단의 고집으로 지속되고 있는 조세감면액 20조 중 일부를 돌리면 해결될 문제이다. 아동에 대한 투자를 통해 출산율도 높이고 경제활동율도 높인다. 그 효과를 의심하는가? 이미 북구의 복지국가에서 실증된 바이다.

아동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실현할 수 있는 정부가 이 시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부다.

의제3. 5년 동안 사회적 일자리 100만개 창출 (임채원 서울대 행정연구소 연구원)

사회적 일자리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대두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중요한 정책적 화두가 되고 있다. 정부의 사회서비스에 대한 정책적 관심은 우리나라의 공공 복지체계가 소득보장 위주로 확대되어온 결과 사회서비스 발전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또한 일자리 창출에서 제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 사회적 서비스 산업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 이상이 되는 경제에서 제조업의 고용창출 잠재력은 약화되는 것이 일반적 추세이다. 이에 비해 사회적 일자리의 비중은 증가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소매·음식·숙박업의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반면 사회적 서비스 영역의 비중은 아직도 낮은 수준이다. 서비스업에서 차지하는 도소매·음식·숙박업의 비중이 한국 26.4%, 스웨덴 14.8% 미국 22.6%이며 사회서비스업의 비중은 한국 11.8% 스웨덴 32.5% 미국 27.7%이다. 사회서비스업 중에서도 보건의료복지 분야는 한국 2.4%, 스웨덴 18.7%, 미국 10.1%로 우리나라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사회적 일자리 창출은 서비스업 구조조정의 대안이며 보편적 복지의 저변확대를 위해 필수적 정책과제다. 2007년 대통령 선거에 나온 진보개혁 후보에게 5년 동안 사회적 일자리를 100만개 창출할 것을 제안한다.

5년 내에 괜찮은(decent) 사회적 일자리 100개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 보건, 공공행정 등에서 사회적 일자리를 2012년까지 매년 20만개씩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한 제도와 정책은 몇 가지 방법으로 대별해 볼 수 있다.

1) 제도개선을 통한 신규수요 창출로서 노인요양보험제도 도입, 산전후 휴가, 육아휴직 등 보육관련 제도 2) 현행 사업의 확대가 필요한 분야로서 교육 인력증원(방과 후 학교 보조교사 등) 복지서비스 인력확대(간병 등) 3) 고용창출형 모델인 사회적 기업육성으로서 민간기업의 참여활성화.

사회적 일자리는 교육, 복지, 보건 등의 분야에서 공공 서비스 확대를 통해 일어나는 고용창출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원마련이 필수전제 조건이며 다른 방법으로는 민간 기업의 참여 유도이다. 선거기간의 구호에 그치지 않고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원 마련의 구체적 방법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