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20년전 악몽을 되새겼다.
1987년 10월19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하루 낙폭으로는 역대 최대인 22.6%(508포인트) 폭락한 '검은 월요일'(블랙 먼데이)이 발생한지 꼭 20년이 되는 이날 증시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고유가와 기업 실적의 부진 속에 경기 침체 우려가 크게 불거지면서 다우지수 등 주요 지수가 2.6% 안팎 급락했다.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366.94포인트(2.64%) 하락한 13,522.02에 거래를 마치며 5일 연속 하락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74.15포인트(2.65%) 내린 2,725.16을,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9.45포인트(2.56%) 내린 1,500.63을 기록했다.
물론 이날 증시의 급락은 20년전 블랙먼데이와 같은 대폭락에는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수준이다. 블랙먼데이 당시의 다우지수 하락률 22.6%는 최근 다우지수 수준으로 보면 하루에 3천포인트 가량 추락한 것이다. 올해도 다우지수가 2월27일 중국발 쇼크로 416포인트(3.29%) 폭락하고, 8월9일에는 신용경색 확산으로 387포인트(2.83%)나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이날 증시의 하락폭이나 하락률은 최악은 아니었다. 그러나 날이 날인 만큼 20년전 블랙먼데이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마켓워치는 이날 증시 모습을 블랙먼데이에 비유해 '모진 금요일'(Bleak Friday)이라고 평했다.
이날 증시 급락은 고유가로 인한 세계 경제의 둔화 우려 속에 와코비아은행이 6년만에 분기 순이익이 감소하고 세계 최대의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 등의 실적이 예상에 못미치면서 주택시장 침체가 기업 실적 및 경제 전반에 타격을 가해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이날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가 소폭 하락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0.87달러 내린 배럴당 88.6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는 그러나 전날인 18일 정규거래 마감 후 전자거래에서 배럴 당 90.02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90달러를 넘어선데 이어 이날도 개장 전 전자거래에서도 한때 사상 최고치인 배럴 당 90.07달러까지 상승했다.
와코비아은행은 3분기 순이익이 16억9천만달러(주당 89센트)로 작년 동기보다 10% 감소, 6년만에 처음 분기 순이익이 감소했다. 전날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잠재적 신용부분 손실 상각과 대출 손실 등으로 3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32% 감소한 37억달러(주당 82센트)에 그쳤다고 밝힌 것에 이어 와코비아의 실적 부진은 주택시장 침체의 심각성 및 경기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극했다.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의 3분기 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21% 늘어난 9억2천700만달러(주당 1.40달러)에 달했지만 월가가 예상한 1.43달러에는 못미쳤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시장전략가인 마크 파도는 시장이 하향세인 가운데 실적 관련 소식들이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전혀 알수 없다며 불활실성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마켓워치는 이날 증시 급락은 20년전 1987년 10월의 섬뜩한 사건을 되새기게 했다면서 당시 증시가 금요일인 16일 급락한 뒤에 주말을 거치고 월요일인 19일 블랙먼데이에 대폭락했던 점을 지적했다.
마켓워치는 그러나 대부분의 증시 거래인들과 전략가들은 증시가 향후 추가로 하락하겠지만 다음주 월요일이 20년 전과 같은 폭락장이 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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