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대통령이 되려는 이들은 누구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아 보인다. "한 달에 80만원만 받아도 좋다"는 이랜드 여성 노동자들이 경찰에 의해 내쫒길 때도, 유력 대선 후보들은 침묵했다.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언론 시장을 장악한 보수 매체들은 이랜드 여성 노동자들의 눈물을 외면했다. 아예 이랜드 회사 측의 입장을 변호하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개혁 언론을 자처하는 매체들은 대부분 일터에서 쫒겨난 이들의 설움과 분노가 담긴 '눈물' 자체에만 주목했다.
그래서 노동자들의 눈물이 마르는 순간, 그들은 관심을 거뒀다. 물론 싸움이 터지고, 눈물이 흘러야만 눈길을 돌리는 언론의 속성 탓이기도 하다.
결국 한 달에 80만 원 받는 노동자들이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는 관심의 그늘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비정규직의 일상이 눈물과 싸움으로만 채워진 것은 아니다.
정규직 관리자들의 횡포와 불안한 노동 조건 앞에서 때로 절망하고, 때로 허탈해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아직 '투사'가 아니다.
집회장에서 흘러나오는 민중가요를 어색해하고, 보수 신문의 사설을 읽으며 고개 끄덕이는 평범한 사람들일 따름이다.
그런데 이런 평범한 일상을 받치고 있는 것은 질긴 참을성이다. 불안을 견디고, 모욕을 참으며 하루하루를 살아내지만, 이런 참을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월급 80만 원 받는 비정규직의 평범한 하루는 그래서 위태롭고, 불안하다.
이런 비정규직의 평범한 '하루'를 손문상 화백이 만화로 담아냈다. 손 화백은 특히 여성 비정규직에 주목했다. 아직까지 한국의 일터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여기에 '비정규직'이라는 조건이 겹치면 더욱 그렇다.
11일부터 <프레시안>에 연재되는 손 화백의 만화 '하루'는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에서 기획한 여성노동만화집 <이어달리기>에도 실렸다.
☞ 손문상 화백의 연재 만화 '하루'를 보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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