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6개월 동안 이들은 오로지 "복직"을 요구하며 싸워 왔다. 라파즈한라시멘트가 있는 강원도 옥계에서, 라파즈한라시멘트 서울사무소가 있는 서울 강남구의 아셈타워 앞에서, 그리고 이제는 프랑스 파리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관련 기사 : "프랑스 모범기업, 한국에선 노동법도 안 지켜", "월 100만원짜리 회사에 돌아가려느냐 묻지만…", '희망리포터 윤은혜'가 먼저 가야 할 곳은?)
라파즈한라시멘트의 정규직으로의 복직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이들이 노조를 만들면서 바로 폐업한 우진산업이 담당하던 일을 맡아 하고 있는 또 다른 하청업체 3곳에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단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싶다"는 이들의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로 떠돌자 이들은 지난 5일 민주노총 화학섬유노동조합 조합원들이 모아준 돈으로 프랑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복직 합의해 놓고 '돈으로 해결하자' 딴소리하는 프랑스 모범기업"
농성도, 시위도, 단식도 다 해봤다. 비록 중노위에서는 원청인 라파즈한라시멘트가 이들의 고용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지만 지노위에서는 2년 이상 일한 사람들의 직접고용 판정을 받기도 했다.
더욱이 지난 5월에는 라파즈한라시멘트와 우진산업의 뒤를 이어 새로 생긴 3곳의 사내하청 업체, 그리고 노동조합이 함께 "인원제한 없이 앞으로 3개월 내에 3곳의 사내하청 업체로 해고자들을 재입사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합의문까지 만들어냈다.
그리고 지난 8월 28일, 약속한 3개월이 되던 날 라파즈한라시멘트 관계자는 "복직은 어렵고 돈으로 보상해주겠다"는 '딴소리'를 했다. 이들은 이날 프랑스행을 결심했다고 했다.
라파즈 그룹은 국제 노동기준을 규정한 각종 협약에 가입한 기업이다. 그 중에서도 라파즈 그룹이 합의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국제 노사관계에 관한 협약'에 따르면 자국 내 고용된 노동자 뿐 아니라 사업 파트너, 하청 회사, 부품 공급사 노동자에 대해서도 '노동권 보호'를 할 의무가 있다.
더욱이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에서도 납품업자 및 하도급업자를 포함한 거래 상대방에게 가이드라인에 담긴 기업행동원칙을 따르도록 장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청업체가 '알아서'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해고했다 하더라도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의 의무를 무시하는 이 같은 행위를 원청인 라파즈한라가 규제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은 프랑스 파리의 라파즈 본사 앞에서 "라파즈는 비정규직 탄압을 중단하고 해고자를 복직시켜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라파즈 본사 "최종 해결책은 한국에서 찾아야한다"
이들은 특히 현지에서 프랑스 노동총연맹(CGT) 및 국제노동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지며 라파즈한라시멘트의 노조탄압에 대해 국제적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원정투쟁단 관계자는 "우리가 돌아간 뒤에도 CGT가 라파즈를 상대로 끝까지 싸워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지난 7일에는 라파즈 본사 경영진들과 원정투쟁단 사이의 면담도 이뤄졌다. 이 면담에서 채희진 우진산업지회 지회장은 라파즈 본사에게 △해고자의 원직 복직 △비정규 노동자의 처우개선 △노동조합 활동 보장 △해고기간 18개 월의 임금 지급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라파즈 본사 관계자는 "최종 해결책은 한국에서 찾아야 한다"며 "라자프 서울사무소를 통해 다시 한 번 사실 확인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구 민주노총 화학섬유노동조합 교육선전실장은 "원정투쟁단이 언제 돌아올지 정확히 기약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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