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상표명에 '코카'는 안돼!"

코카콜라 측과 갈등 예상…유엔엔 '코카 해금' 요구

볼리비아에서 코카인의 원료인 '코카'를 상표 이름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의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면서 세계적인 청량음료 회사인 '코카콜라'도 개명을 하지 않는 한 상품 판매가 금지될 전망이다.
  
  볼리비아 의회 산하 코카위원회는 14일 외국 기업들이 '신성한 잎'을 자사의 상품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달라는 코카 재배 농민들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면서 코카콜라 측에 상표명에서 '코카'를 삭제하고 코카를 불법으로 규정한 유엔에도 해금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결의안은 "상업적인 명칭으로 '코카'를 사용하는 국제적인 기업들은 자사 상품명에서 '신성한 잎'의 이름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코카 재배 농민들은 코카가 수세기 동안 일상적으로 사용된 문화적 유산이라며 위원회에 결의안 승인을 촉구해왔다. 실제로 볼리비아에서는 코카 잎은 공복통 등 질병으로 인한 통증을 약화시키는 가벼운 흥분제나 제식용으로 사용되는 것은 물론 차로도 음용된다.
  
  코카위원회의 이번 결의안 통과는 코카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고 코캐 재배를 합법화하려는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카 재배농민 출신인 모랄레스 대통령은 유엔에 코카를 원료로 한 치약이나 화장품, 술, 차 등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마거리타 테란 코카위원회 위원장은 일간 <라 라존>과의 인터뷰에서 코카콜라는 아무런 규제없이 전 세계를 상대로 판매가 가능한 데 반해 볼리비아는 코카를 사용한 제품 판매가 금지당하고 있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편 코카 재배업자들은 코카콜라 측이 불과 수 년 전까지만 해도 매년 수천 톤에 달하는 코카 잎을 구매해갔다고 주장했다.
  
  코카 재배 경작지인 차파레 지역의 군정 집행관인 다비드 에레라는 "코카 잎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우리의 입장도 이해해달라"며 "이곳 농민들은 원료 명목으로 코카콜라에 코카를 판매하면서도 국내에서의 판매가 금지돼 있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코카콜라는 15일 성명을 내고 "볼리비아 법이 보호하는 상표명인 '코카콜라'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고 널리 알려진 이름"이라고 말했다.
  
  코카콜라 측은 그러나 코카인을 재료로 사용한 적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으나 자연 코카 잎을 향신료로 가미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