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친구들에게
그간 안녕 하셨지요? 그 동안, 안식년을 결정하고, 1년이 조금 안 되는 시간 동안, 남편이 있는 외국에서 두 아이들의 엄마로, 아내로, 교회와 집을 오가며 지극히 평범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가능 한, 일체의 외부 활동과 지인들과의 만남도 접고 '월간 객석'의 살림에 제가 꼭 필요한 일만 하고 지냈습니다. 친구들의 반가운 소식도 애써 잊으려 하면서 말이지요. 그런 제가 다소 의외의...어쩌면...친구들에게 실망감을 안길 지도 모르는 '고해성사' 같은 고백을 용기 내어 하려 합니다.
이 '고해성사'를 하기 까지...거의 30년의 세월이 걸렸네요. 그만큼 제게는 몹시도 힘이 들고 부끄러운 고백입니다.
고백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저는 이화여대를 다니지 않았습니다."
어릴 적, CM송을 부르던 시절에, 철없이 했던 거짓말이 30년 세월 동안 제 양심의 발목을 잡았었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고백'의 '때'를 생각했지만... 결국, 용기가 없어 주저하는 사이 이 '때'에 이르게 되었음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외국에서 1년을 살면서 국내소식에 둔감했던 저는, 안식년 동안 꼭 해보고 싶었던 '영성훈련'을 위해 며칠 전 서울에 왔습니다. 제가 아는 동숭아트센터의 김옥랑 대표의 학력위조로 문화계가 고심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부끄러워 애써 숨기려 했던 제 양심이 곤두박질 쳤습니다.
다행히, 영성수련에 제 마음을 맡길 수 있었던 저는, 제 상처 난 청춘의 한 조각. 그 거짓을... 뼈조차 눈물로 녹아내릴 것 같은 '회개'를 통해 용기 내어 고백 하게 되었습니다. 부디, 제 고백을 받아 주시고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간구 드리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년 넘게 연극을 향하여 걸었던 '길'과, 착하게 살고 싶었던 사람으로서의 '꿈'은 의심하지 않아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부끄럽고 두려웠지만, 후련 하기도 합니다. 이 '고백'을 통해 더 정직하고 성실하게 제게 주어진 길을 갈 수 있도록 지도하며 살겠습니다. 허물 많은 제 친구가 되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2007년 8월14일 윤석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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