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한국의 족벌·보수신문을 비판한 프랑스의 <르 몽드>지를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동아일보는 7일자 6면 ‘횡설수설’ 코너에서 지난 4일자 <르 몽드>지가 권위주의시절 면세와 탈세를 저지른 한국의 족벌언론이 현 정부와 공개적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사실을 보도란 것과 관련해 “르 몽드의 권위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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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파리특파원 출신인 방형남 논설위원은 이 신문의 역사와 정론지로서의 가치를 열거한 후, 하지만 이 신문이 최근 출신기자들이 르 몽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뒷거래, 좋아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비밀지원, 경영실적 허위 공표 등을 다룬 <르 몽드의 숨겨진 얼굴>이라는 폭로서적으로 인해 곤욕을 치른 사실을 상세하게 소개하는 것으로 르 몽드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방 위원은 이어“르 몽드는 동아일보를 비롯한 3개 메이저 신문이 정치 및 경제 권력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기자들은 면세 혜택을 받고 편향된 정보에 의존한다고 왜곡 보도를 했다”며 “외국 현실을 잘 모를 수도 있지 않느냐고 하기에는 세계적 권위지라는 르 몽드의 이름이 아깝다”고 비판했다.
방 논설위원은 프레시안과 전화통에서 “흔히 메이저로 불리는 3대 신문이 큰 혜택을 지금도 받고 있는 것처럼 묘사한 ‘팩트’가 틀린 부분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밝히고, 기사에서 3개 언론사의 보수적인 논조를 비판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기사를 쓴 기자의 관점이나 일부의 시각에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는 면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에서 오랜 망명생활을 했던 홍세화 한겨레신문 편집위원은 “동아일보의 기사는 읽지 못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직접 <르 몽드>의 문제가 된 기사를 읽고 느낀 점은 신문과 관련된 부분은 한국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비판한 것으로 보였고 방송과 관련된 부분은 오히려 다소 좁고 단정적인 시각으로 보도한 느낌이 들었다”며 상반된 평가를 했다.
홍 위원은 “국내 일부 언론은 이 신문이 상당히 ‘극좌’인 것처럼 말하곤 하나 실제로는 중도좌파 정도의 정론지”라고 덧붙였다.
<르 몽드>는 지난 4일 조선, 중앙, 동아일보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한국에서 정부는 매우 비판적인 신문의 지나침에 대응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라는 제목의 서울발 특파원 기사를 실은 바 있다.
이 기사에서 <르 몽드>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세 신문사의 과점을 비판하는 내용과 함께 김대중 전 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 노무현 대통령과 조중동의 갈등을 보도했다.
<르몽드>는 조중동이 노무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전쟁을 벌이는 족벌제국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 세 신문사는 87년 민주화 이후에도 별다른 변화 없이 과거처럼 보수세력과 재벌의 시각을 대변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권력과 조중동의 관계는 과거 건전했던 적이 없었으며 지난 61년부터 87년까지 군사독재 시절에 권력에 협력한 대가로 사실상 탈세면죄부를 받았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르몽드>는 또 한국의 언론자유와 관련해 “한국의 언론은 때로 명예훼손을 초래할 정도의 부러운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언급하고 “그렇다고 한국 언론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며 정부의 방송에 대한 영향력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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