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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공장, 21시간30분만에 정상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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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공장, 21시간30분만에 정상가동

삼성전자의 반도체 '엔진'이 정전사고 하루만에 다시 정상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삼성발(發) 쇼크가 급속히 진정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거대 생산라인이 뜻밖의 암초에 멈춰서는 전례없는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삼성전자는 물론 관련 업계도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그 여진(餘震)에 주목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삼성전자는 5일 "지난 3일 정전으로 전원 공급이 중단됐던 반도체 생산라인에 전원공급이 재개돼 4일 정오부터 평일처럼 정상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3일 오후 2시30분 기흥공장내 변전소 설비 고장으로 발생한 정전 사고로 K2 지역 6개 라인이 멈춘 지 21시간30분 만이다.
  
  ◇ 세계를 놀라게 한 삼성발 쇼크 = 세계 낸드플래시의 40% 이상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라인가동 중단 소식을 접한 세계 IT업계는 긴장 속에서 이번 쇼크가 미칠 파장을 분석하느라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사고 원인과 향후 공급 여력 등을 삼성전자에 문의하는 글로벌 휴대전화 업체 등 주요 낸드 수요처들이 잇따랐고, 일부는 삼성전자의 조기 정상화 가동 설명을 듣고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당장 삼성전자에서 낸드를 공급받는 애플의 아이팟과 아이폰 등의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애플의 주가는 삼성전자의 라인가동 중단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3일(현지시간) 1.34% 떨어진 134.66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샌디스크나 마이크론은 삼성의 낸드 공급 차질에 따라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뛰었다.
  
  샌디스크는 3일 4% 오른 54.88달러, 마이크론은 1.78% 상승한 12.03달러까지 다가섰다.
  
  낸드 현물가격도 6-7% 수직상승하면서 충격파를 실감케 했다.
  
  대만의 온라인 반도체 중계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일 오후 6시(현지시간) 기준으로 낸드 8Gb 제품은 싱글레벨셀(SLC)이 평균가 19.02달러, 멀티레벨셀(MLC)이 평균가 8.92달러로 전날보다 각각 6.31%, 7.41% 급등했다.
  
  다행히 삼성전자가 라인을 예상보다 조기 정상화함에 따라 세계 IT시장도 어느 정도 진정되는 흐름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생산설비 최적화를 복원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가동 과정에서 뜻하지않은 변수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면서 낸드 가격의 급등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E타임즈는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를 인용,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했던 낸드의 가격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며 아무래도 낸드 공급 체인망에 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 초일류 기업에서 왜 이런 일이? = 리히터 규모 6.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와 각종 안전장치를 갖춘 최첨단 공장이 정전으로 라인 6개가 동시에 멈춘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번 사고는 기흥공장 내부 변전소의 배전반 퓨즈가 소실되면서 정전이 발생한데 따라 K2 지역 생산라인에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바람에 일어났다.
  
  한전측은 삼성전자 등 대용량 사업자들은 모두 자체 소유, 관리하는 수전 설비를 통해 전력을 받아 사용하기에 송전 과정에는 문제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도 여러 모로 사고 원인을 찾고 있지만 결국 기흥공장의 배전 설비를 관리 주체인 삼성전자가 스스로 잘 관리하지 못해 문제가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기흥공장은 지난달에도 K1 지역 라인에 전력 공급이 일시 정지되는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전자가 초유의 사태에 순발력있게 대처해 라인 가동을 하루만에 재개하면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데 대해서는 업계 1위답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종용 부회장과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이 사고 발생 2시간만에 기흥 공장으로 뛰어내려가 현장 복구를 진두지휘하는 기민함을 보인 것도 이런 평가의 한 배경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응급 복구가 마무리됨에 따라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변전소 설비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있다.
  
  ◇ 피해액은 얼마일까 = 사고발생 이후, 대만 지진사태를 경험한 바 있는 업계와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최대 수천억원대의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쏟아냈다.
  
  2000년 대만에 대규모 지진이 났을 때 메모리값이 순식간에 6-7배 급등한 전례를 떠올리며 "아무리 빨리 피해를 복구한다해도 낸드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며 최악의 경우 3.4분기 낸드 생산량 15%가 떨어져 나갈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진과 정전은 전혀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진은 정밀한 반도체 생산 장비를 뒤흔들어 놓기 때문에 모든 기계를 다시 손봐야 하지만 정전은 단순히 흐름이 중단된 것이어서 성격이 다르다"며 "전원이 공급된 지 12시간 정도 지난 후 라인 가동은 정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으며 손실액도 최대 400억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웨이퍼 폐기와 라인 수율 하락 문제에 대해서도 삼성전자는 업계의 우려가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가동이 중단됐던 6개 라인에는 월 평균 100만장, 하루 평균 3만-4만장의 웨이퍼가 투입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웨이퍼가 투입되면 보통 한달간 300여건의 공정을 거치는데 공정과 공정 사이에는 웨이퍼를 안전 박스에 별도 보관하기 때문에 공정 대기 물량은 전혀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웨이퍼는 기계가 갑자기 멈출 당시 기계 안에 물려 있던 일부 물량"이라고 말했다.
  
  또한 라인 수율도 사고이전 수준으로 바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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