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됐다 지난 25일 숨진 경기도 분당 샘물교회 고 배형규 목사의 시신이 30일 오후 4시 30분경 아랍에미리트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시신은 도착 직후 인수 절차를 거쳐 경기도 안양 샘병원에 옮겨졌으며 이후 수원지방검찰청의 주관으로 검시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배 목사의 유가족은 아프간에 남아 있는 피랍자들이 무사 귀환할 때까지 일체의 추모 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날 공항에 나오지 않았다.
이에 앞서 배 목사의 형 배신규 씨는 이날 오전 "유족은 공항에 나가지 않고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함께 본부에 남아 기도 드릴 것"이라며 "고인의 장례 일정은 피랍자들이 전원 석방된 이후에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초 배 목사의 유족들은 "함께 떠난 이들과 돌아와야 한다"며 피랍자들이 석방돼 귀환할 때 배 목사의 시신을 함께 보내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현지 사정상 시신의 장기 보관이 어렵다는 연락을 받고 운송을 결정했다.
유족들은 배 목사의 유언에 따라 장례 일정이 끝난 뒤 시신을 기증할 예정이다. 고인은 2001년 '사랑의 장기기증'에 자신의 시신을 기증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 13일 아프간으로 떠나기 전 유서에서도 "신상에 문제가 생기면 시신을 환자 치료와 해부학 실습용으로 기증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가족들에게 재차 시신 기증 의사를 전했다.
한편 납치된 뒤 병세가 악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던 배 목사의 정확한 사인을 가려내기 위한 검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수원지검은 "시신이 병원에 안치되는 대로 유족들의 입회 아래 배 목사의 시신 외형과 상처 모양 그리고 상태 등을 검사해 사망 원인을 판단할 예정이며 부검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유족들과 긴밀히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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