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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등 대기업 불참 속 금속 산별협상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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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등 대기업 불참 속 금속 산별협상 타결

최저임금 월 11만원 인상…"산별협상, 반걸음도 못 뗐다"

조합원 15만 명의 대형 산별조직으로 거듭난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정갑득)과 금속산업사용자단체협의회가 대기업의 산별 중앙교섭 참여 문제 등을 놓고 오랫동안 진통을 거듭한 끝에 25일 산별협상을 타결했다.

내년도 산별 최저임금을 최저임금심의위원회에서 확정된 78만7930원(주40시간 기준)보다 11만 원 가량 높인 것이 최대 성과로 꼽힌다. 또 금속노사는 기본협약과 중앙협약으로 구성된 산별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지난 2003년 처음으로 산별협상을 시작한 이래 5년 만에 틀거리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기존의 4만 조직에서 4배 가까이 불어난 노조와 달리 사용자단체는 대기업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여전히 왜소한 상황이어서 "불완전한 합의"라는 한계가 나오고 있다. 완성차 4사를 비롯한 대기업의 참여를 통해 안정적인 산별협상을 만들어가기까지는 여전히 험난한 길이 남은 셈이다.

"내년도 전체 최저임금도 끌어올리는 효과낼 것"…5년 만에 형식도 갖춰
▲ 조합원 15만 명의 대형 산별조직으로 거듭난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정갑득)과 금속산업사용자단체협의회가 대기업의 산별 중앙교섭 참여 문제 등을 놓고 오랫동안 진통을 거듭한 끝에 25일 산별협상을 타결했다.ⓒ금속노조

금속노조와 사용자단체협의회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건물에서 제10차 산별중앙교섭을 열어 산별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노사는 이 잠정 협약에서 산하 조합원에 대한 내년도 최저임금을 통상임금기준으로 월 90만 원(주40시간 기준), 시급 기준으로는 3840원으로 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금속산업의 최저임금 83만2690원에 비해 8.0% 인상된 것이자 지난 6월 결정된 내년도 최저임금 78만7930원보다도 11만 원 가량 높은 액수다. (☞관련기사 : 금속노조 2006년 산별협상 타결)

또 노사는 산별협약체결을 통해 신기계·신기술을 도입할 때나 기업의 분할·합병·매각을 진행하려 할 때 노동조합에 통보하고 합의하는 일정을 각각 45일, 70일로 늘리기로 했다. 납품 하도급 계약을 할 때 불공정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올해 산별협상 타결의 의의와 관련해 이정희 금속노조 교육선전실장은 "산별 최저임금을 90만 원까지 올림으로써 비정규직이나 이주노동자 등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며 "금속의 최저임금 인상은 2009년도 최저임금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희 실장은 또 "2003년부터 중앙교섭을 했지만 체계적인 시스템이 잡혀 있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올해 산별협약의 틀거리를 만들었다는 것도 성과"라고 평가했다.

완성차 4사 끝까지 불참…"불완전한 타결"
▲ 완성차 4사는 끝까지 중앙교섭에 참가하지 않았다. 더욱이 내년도 참여약속도 확실히 받아내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협상 타결에 대해 "불완전한 합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프레시안

지난 5월 22일 처음으로 마주 앉은 이래 10차례에 걸쳐 중앙교섭을 벌이는 과정에서 금속노조의 한미 FTA 저지 총파업과 대기업 사용자들의 불참으로 진통을 겪어 왔다. 지난 18일부터는 완성차 4사의 중앙교섭을 요구하며 사업장별로 2~6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였고 지난 23일과 24일에도 각각 6시간씩 파업을 했다.

당초 금속노조는 대기업이 중앙교섭에 참가하거나 내년부터 참여하겠다는 약속을 받기 전에는 중앙교섭을 타결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완성차 4사는 끝까지 중앙교섭에 참가하지 않았다. 더욱이 내년도 참여약속도 확실히 받아내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협상 타결에 대해 "불완전한 합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금속노조 중앙과는 별도로 기아차와 GM대우 노사가 자체적인 지부 교섭을 통해 사용자들의 산별교섭 참여 확약서를 받아내긴 했다. 기아차는 24일 내년 산별 중앙교섭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입장 아래 노사 양측이 참여하는 '노사 산별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두 노사의 합의도 "내년에는 꼭 참여한다"는 수준의 합의는 아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현대차의 중앙교섭 참가 일정표 및 계획도 아직까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물론 같은 그룹인 기아차가 "내년에는 참여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인 만큼 산별교섭에 대한 그룹 차원의 입장 정리가 끝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기아차 역시 여러 '조건'을 달아 놓은 상태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그런 면에서 여전히 갈 길은 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본부장은 이날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기아차와 GM대우가 확약서를 내놓았다고 하더라도 내년이 되면 다른 기업들과 정부 등 분위기를 보려고 할 것"이라며 "지금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15만 조직이 진행한 산별 중앙교섭은 올해가 처음이었지만 금속노조의 중앙교섭은 5년차다. 올해 4년 차를 맞은 보건의료노조가 최근 타결한 산별합의에서 정규직의 임금 인상분 일부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에 쓰기로 합의한 것에 비하면 금속노조의 갈 길은 아직 멀었다는 평가다. 배 본부장은 "보건에 비해 금속은 지난해보다 전혀 진전이 없다고 볼 수 있다"며 "반 걸음도 못 나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관련기사 : 오랜 산고 끝 보건의료노사의 '아름다운 합의')

배규식 본부장은 "보건의료 노사가 비정규직 문제 등에 합의가 가능했던 것은 대형 병원들이 사용자단체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금속도 대기업의 참가 여부가 관건인데 올해 과정에서 더 이상 물리력만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노동조합도 기업별 노조에서 누렸던 권한 등을 양보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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