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수사 늑장ㆍ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이택순 경찰청장을 소환조사 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대신 이 청장에게 전자우편으로 서면조사서를 보내 보복폭행 사건이 발생한 이후인 지난 4월 중순 유시왕 한화증권 고문과 골프를 친 것이 사실인지, 골프 회동이 이번 사건 수사와 관련이 있는지, 사건과 관련해 통화 또는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았는지, 이 사건을 그가 국회 등에서 언급한 대로 언론 보도 이후에 처음 알았는지 등을 물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이 청장 외에도 경찰청의 강희락 차장, 한진희 경무기획국장, 김정식 정보국장, 주상용 당시 수사국장(현 대구지방경찰청장), 김윤환 수사기획심의관과 김동민 서울경찰청 차장 등 6명에게도 이메일 서면질의를 통해 한화 고문인 최기문 전 경찰청장과의 통화 및 사건 무마 청탁 여부 등을 조사했다.
이 청장 등은 "단순한 안부 전화 등을 했을 뿐 사건에 대한 청탁은 없었다"고 답변하는 등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철준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서울경찰청과 남대문경찰서를 상대로 철저히 조사했지만 경찰의 자체 감찰 결과와 마찬가지로 이 청장 등 경찰청 간부가 이 사건의 이첩이나 수사가 지연된 것과 직접 관련이 있거나 관여했다는 정황을 아직 발견하지 못해 일단 서면조사서를 보내 이메일로는 답변을 받았다"며 "오늘 중 본인이 확인한 원본 답변서를 받아본 뒤 소환조사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청장 등을 검찰청사로 직접 부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 청장 등이 현직 경찰인데다 지금까지의 수사 내용으로는 이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하기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참고인 신분으로 상당한 분량의 질의를 했고 그에 대한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보복폭행 사건 직후인 3월 중순 최 고문과 수 차례 통화하고 직접 만난 사실이 확인됐으나 "사건 관련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뒤 사표를 낸 홍영기 전 서울경찰청장과 경찰청이 수사 의뢰한 김학배 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가운데 누가 사건 수사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남대문경찰서로 실제 이첩했는지 등을 확인 중이다.
검찰은 이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고 있어 홍 전 청장의 수행비서 등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며 일부 경찰 관계자를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하는 선에서 이르면 다음 주초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구속 중인 장희곤 전 남대문서장이 서울중앙지법에 자신에게 유리한 증언을 해줄 부하 경찰관을 상대로 낸 증거보전 청구는 기각됐으나 다른 부하 직원을 상대로 서울동부지법에 제기한 증거보전 청구는 받아들여져 6일 증인 심문이 이뤄진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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