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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존 맥클레인! 그리고 브루스 윌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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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존 맥클레인! 그리고 브루스 윌리스

[뉴스메이커] <다이하드4.0>으로 한국시장 공략하는 브루스 윌리스

<다이하드>의 백전노장 형사 존 매클레인이 돌아왔다. 신작 <다이하드4.0>의 국내개봉이 목전에 다다른 것. 3편이 만들어진지 12년만의 일이다. 브루스 윌리스(52)는 조금 더 불어난 몸매에다 머리카락마저 완전히 빠진 모습이지만, 오히려 3편때보다는 1편때의 활력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위기상황에 처하면 처할수록 더욱 늘어나는 배짱과 이죽거리는 입담은 예전 그대로다. 영화제목 '다이하드', 곧 'die-hard'는 '끝까지 버티기'라는 뜻. 제목의 의미처럼 이 영화는 어떠한 죽음의 위협 속에서도 끈질기게 악당을 좇는 주인공 맥클레인의 영웅담이 매력이다. 할리우드의 숱한 영웅주의 영화와 달리 이 작품이 전 연령층 관객들로부터 고르게 인기를 모으는데는 주인공의 '영웅에 이르는 길'이 보통 험한 길이 아니기 때문. 온갖 고생을 다하면서도 끝내 자기 몫을 해내는 맥클레인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은 이 시대 진정한 영웅상에 대한 대리표상을 발견하는 듯하다.
<다이하드4.0>은 어떤 영화? 독립기념일인 7월4일 워싱턴에서 사건이 터진다. 컴퓨터 해커들을 앞세운 테러리스트들이 미 전역의 교통,통신,수도,금융 등 전산 시스템을 장악, 미국을 혼란에 빠뜨린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연방정부의 막대한 재산. FBI를 비롯, 부시 정부 이래 새로 신설된 국토안보부 등 정부 비밀기관은 이들 하이테크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앞에 꼼짝달싹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조차 예상하지 못한 한 가지 변수가 있었으니 바로 온 몸으로 뛰고 부딪히며 악당과 맞서는 아날로그 형사 존 맥클레인이다. 존 맥클레인은 언제나 그랬듯이 죽도록 고생하면서 악당의 음모를 분쇄해 나간다.
10여년만에 새로 나온 시리즈에서 맥클레인은 함께 고생하는 풋내기 해커에게 이런 얘기를 한다. "영웅? 그런 거 다 필요없어. 몸만 만신창이가 돼. 마누라는 떠나고 애들은 아빠를 보려고도 하지 않아. 그러니 영웅이 될 생각은 하지도 말아." 그러자 해커가 묻는다. "그런데 당신은 왜 이 짓을 하는 거에요?" 그러자 맥클레인은 시니컬한 표정으로 이렇게 답한다. "아무도 안하니까!" . 브루스 윌리스는 존 맥클레인일 때 가장 빛나
다이하드 4.0 ⓒ프레시안무비
영화속 주인공 존 맥클레인은 브루스 윌리스의 얼터 에고다. 브루스 윌리스야말로 '끝까지 버티기'의 명수인 존 매클레인과 닮았다. 성질머리는 더러워도 범인 잡는데 만큼은 실력을 인정받아 온 매클레인처럼, 윌리스도 할리우드에서 끝까지 버티면서 배우로서 남부럽지않은 인기와 명성을 얻었다. 한마디로 진정한 영웅이 됐다. 초기작인 TV 드라마 <문라이팅>부터 <다이하드>시리즈를 거쳐 <펄프 픽션><식스센스><신시티> 등 숱한 히트작들을 통해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데 성공했다. 물론 윌리스 역시 맥클레인이 그랬듯이 '추락'도 경험했다. <나인야드><태양의 눈물> 등 평론가는 물론 관객들로부터 외면 당한 작품들도 많았고, 무엇보다 맥클레인처럼 결혼생활에서 쓰디쓴 좌절을 맛봐야했다. 야심차게 열었던 플래닛 할리우드 식당체인은 완전히 파산했으며, 민주당 지지파들의 아성인 할리우드에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를 지지하는 바람에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알 카에다에 대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보상금 100만달러를 내걸었을만큼, 그는 테러에 관한 한 현 부시 대통령 못지않은 강경파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브루스 윌리스는 '불사조' 매클레인이다. 오십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이하드4>를 통해 액션배우의 뿌리로 돌아왔으며, 헤어진 아내의 어린 남편을 맥클레인처럼 '쿨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새삼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윌리스가 전처 드미 무어, 16살 차이가 나는 그녀의 어린 남편 애슈튼 커쳐, 그리고 윌리스와 드미 무어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휴가를 즐기기도 하는 모습은 이혼가정이 흔한 미국 사회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윌리스 역시 언론과의 인터뷰 등 공개적인 자리에서 드미 무어와 애슈튼 커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꺼리는 편이다. 하지만 최근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그는 전처와 관련해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을 후배 배우 윌 스미스의 덕분으로 돌려 눈길을 끌었다. 이혼후 찾아온 여러 변화로 갈등하는 자신에게 스미스가 했던 "무엇보다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라"는 충고가 매우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 슈워제네거와 스탤론 사이에서 80,90년대 할리우드 액션스타의 트로이카였던 아놀드 슈워제네거, 실베스터 스텔론, 브루스 윌리스의 인생 행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슈워제네거는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변신한 것을 넘어서서 최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과 손잡고 미국의 완고한 양당체제를 뒤바꿀 새정치문화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록키 발보아>로 건재함을 증명하는 듯했던 스텔론은 얼마전 공항검색대를 통과하려다가 마약을 비롯해 근육강화제인 스테로이드계 약물 및 운동력 향상 물질 등을 적발당하는 등 '과욕이 부른 주책'으로 구설수에 오르며 또다시 추락을 자조했다.
다이하드 4.0 ⓒ프레시안무비
셋중에서 유일한 미국 토종 혈통인 윌리스만이 어쩌면 계속해서 액션배우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물론 앞의 두사람이 이제 육십고개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아직 50대 초반 나이인 윌리스는 배우로서 앞길이 여전히 창창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예전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의 보증수표이던 시절이 지난게 사실이다. <다이하드 4>는 어쩌면 그런 영화의 마지막 출연작이 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루스 윌리스가 지난날보다 더 괜찮은 배우로 팬들에게 새삼 각인되고 있는 것은, 작품성이 돋보이는 영화와 개성있는 조연까지도 소화할 줄 아는 진정한 연기자로 성장을 계속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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