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FTA 시위' 범국본 공동대표 2명 구속

범국본 "제이유ㆍ론스타 관계자도 불구속 수사하면서..."

서울 종로경찰서는 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반대해 불법 집회를 개최한 혐의(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등)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공동대표 오종렬, 정광훈 씨를 전격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김용상 부장판사는 "피의자들은 범죄에 대한 소명이 갖춰진 데다 범국본 대표로서 각종 시위를 주도해 왔고 향후 한미 FTA 국회 인준을 저지하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점, 그 밖에 사건 전후 및 수사과정에서의 행적 등에 비춰볼 때 형사사법 절차를 피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사유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광화문과 서울광장, 대학로 등 도심에서 7~8차례 금지통고된 불법 집회를 강행하고 광화문 일대 차로를 점거해 시내 교통을 마비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와 정씨는 당초 지난달 25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29일 '한미 FTA 저지 범국민 총궐기대회'를 앞두고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실질심사 참석에 불응했다.
  
  범국본 간부가 한미 FTA 저지 집회를 강행한 혐의로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말 반(反)FTA 집회에서 폭력을 휘두른 일부 참가자들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모두 기각된 바 있다.
  
  범국본 측은 "법원의 결정이 이해되지 않는다.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것도 아닌데 칠순이 넘은 고령의 대표들을 구속한 것은 어이없는 조치다. 제이유나 론스타 관계자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원칙을 강조하면서 범국본 대표만 구속한 것은 공정하지 않은 정치적 탄압이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