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소득대비 이동통신 요금과 1인당 이동통신 매출액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이동통신 업체들이 매년 최대 7천억원 이상의 독과점 초과이윤을 챙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정부는 공공정책적인 개입을 통해 이러한 문제상황을 개선해야하는 행정기능을 하지 않고 있으며, 요금 인상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요금 인하를 막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 유승희 의원(열린우리당)이 국회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100분 토론회'에서 녹색소비자연대 전응휘 상임위원은 홍콩 통신청(OFTA)의 2005년 통신시장경쟁평가 보고서를 인용, "우리나라가 소득대비 이동통신비 비중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홍콩 통신청의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8개국의 소득대비 이동통신평균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996년 이래 2004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해왔다.
또한 전 위원은 메릴린치의 '글로벌 와이어리스 매트릭스' 지난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액(GDP) 대비 이동통신 매출액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에서 우리나라는 2.2%로 이스라엘과 말레이시아 다음으로 높았다.
또한 우리나라의 이용자 1인 당 평균매출액(ARPU)은 미국 다음이며 매출대비 1인 당 수익률도 아일랜드에 이어 세계 최고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 위원은 밝혔다.
전 위원은 이밖에 이용자 1인 당 월단위 통화시간(MOU)에서 이동통신 보급률을 고려해 1인 당 월단위 사용시간(MOU per capita)으로 조정한 수치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우리나라(241분)가 미국(567분), 홍콩(431분), 싱가포르(309분), 핀란드(293분) 보다 낮다며 국내 이용자의 경우 통화시간이 많아 이동통신 비용 부담이 크다는 통신업계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00년부터 2006년까지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의 원가보상률을 근거로 이윤을 추산한 결과, 해마다 최초 4000억 원에서 최대 7400억 원의 '독점적 초과이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은 "독점적 초과이윤은 단순히 너무 많은 돈을 벌었다는 뜻이 아니라 경제학적으로 해당 총액 만큼 비효율적으로 자원배분이 이뤄졌으며 소비자의 후생이 감소했다는 뜻"이라며 "이동통신 서비스와 관련된 경제 행위에 중대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위원은 투자보수율을 규제하는 다른 나라는 원가보상률이 100을 넘으면 사업자에게 통신요금을 인하하도록 지시하고 100에 못미치면 100이 될 수 있는 수준까지 요금인상을 허용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부가 독점적 초과이윤이 발생하는 문제상황을 교정하고 개선하는 행정기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보통신부의 통신 서비스 결합상품 활성화를 통한 이동통신 요금 인하 유도 방침에 대해 "결합상품 정책은 통신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 완화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체상태인 통신시장을 활성화해 통신비 매출을 늘리기 위한 목표로 만든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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