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협상, 시간 갖겠다"더니…3일만에 말 바꾼 김종훈

김현종 극비 출국…"미국 요구, 노동·환경 외엔 부담 없다"

"서명과 협상은 별개"라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한미FTA 재협상을 진행하겠다던 정부 입장이 돌연 바뀌었다.
  
  김현종 방미, 25~27일 2차 재협상…"30일 넘기면 좋지 않다"
  
  김종훈 한미 FTA 한국 측 수석대표는 25일 국회 한미 FTA 체결 대책 특별위원회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측과의 두번째 추가협상(재협상)을 위해 이날부터 27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협상을 벌인다"고 보고했다. 김현종 본부장은 이혜민 한미FTA 기획단장 등과 함께 이날 출국했으며, 이런 절차는 비밀리에 이뤄졌다.
  
  이어 김 대표는 "정부는 김 본부장의 방미 협의 결과를 최종 확인하고 검토한 이후 최종적인 정부 입장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한미 양 측이 30일 이전에 협상을 타결하여, 그 결과를 협정문에 반영하는 것과 30일 이후로 넘어가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면서 "30일을 넘길 경우, 미국 의회 내에서 여러가지 다른 형태의 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부담이 (양 측 모두에) 있고 좋지 않다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행정부의 무역촉진권한(TPA)이 만료되는 30일 서명식은 예정대로 치르되, 협상은 기한에 얽매이지 않고 미국 측의 제안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거쳐 진행하겠다던 종전 입장이 뒤짚어진 셈이다.
  
  30일 워싱턴 서명식, 이후 협정문 공개…미국 측 요구, "부담 없다"며 수용할 듯
  
  이에 따라 30일 서명식 이전에 한국 정부가 노동, 환경 등 7개 분야에 대한 미국 측의 수정제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처럼 급히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경우, 미국 측의 요구를 크게 수정하지 않는 선에서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김 대표는 "노동과 환경 분야에서 분쟁이 될 수 있는 소지를 억제하는 내용을 보완할 필요가 있으며 그것만 해결되면 본질적으로 (미국 측 제안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말해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그리고 김 대표는 이날 "미국에서 열리는 추가협상 과정에서 역제안을 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으나, 한국 측의 역제안 대상으로 꼽히는 전문직 비자쿼터 등이 미국 의회 소관 사항이어서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대표는 30일로 예정된 협정 서명식에 대해 "추가협의(재협상) 내용의 협정문 반영 여부와 관계없이 30일 미국 워싱턴에서 이뤄지도록 준비하고 있고 서명식이 이뤄지면 협정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한미 FTA 특위는 김 본부장이 귀국한 이후 28일이나 29일께 재협상 결과를 보고받을 예정이다.
  
  불과 3일 전, "충분한 시간 갖겠다"던 김종훈
  
  이에 앞서 한국 정부는 정부는 지난 16일 노동과 환경, 의약품, 필수적 안보, 정보 조달(노동 관련), 항만 안전, 투자 등 7개 분야에 대한 미국 측의 수정 제안을 접수했다. 그리고 이런 제안을 놓고 21일과 22일 외교통상부 회의실에서 미국 측과 재협상을 했다.
  
  지난 22일 저녁, 한미FTA 재협상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김 대표는 "재협상이 30일 이전에 마무리 돼 협정문에 반영돼야한다"는 미국 측의 희망과 달리 "미국 측의 제안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하겠다"며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