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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거대연예기획사 TV프로그램 쥐락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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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거대연예기획사 TV프로그램 쥐락펴락

문화연대의 'TV 모니터 결과', 끼워넣기 등 편법도 극심

기획사에 의한 TV 프로그램에 대한 출연자 독점현상과 소속 유명연예인을 이용한 속칭‘끼워넣기’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기획사가 출연횟수의 41% 차지 해**

이 같은 사실은 문화연대는 25일 서울 광화문 영상미디어센터에서 지상파방송 연예오락 프로그램의 구조적 문제점에 관한 토론회에서 방송사의 TV 연예오락 프로그램 출연자와 소속사를 분석한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6월 셋째 주까지 방송 3사가 방영한 연예·오락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 기획사 소속 연예인이 전체 출연횟수 1천5백36회의 41.3%에 해당하는 6백34회나 출연해 독점 현상이 심각했다.

대중음악프로그램의 경우 SBS <생방송 인기가요>, MBC <음악캠프>, KBS2 <뮤직뱅크>등 3개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상위 5개 기획사 소속가수의 출연횟수가 각각 48.5%, 30.1%, 24.1%로 나타났다.

또 예능오락 프로그램 진행자의 소속사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진행자를 보유한 소속사 17개 중에서 신정환, 유재석, 이휘재, 송은이 등이 소속된 ‘G패밀리’가 전체 출연횟수 45회의 24.4%인 11회를 출연했다.

TV드라마 역시 윌스타, GM 등 상위 7개 기획사가 전체 출연횟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0%에 달했다.

MBC <러브레터>의 조현재, 수애, SBS <선녀와 사기꾼>의 안재욱, 김민선 등 같은 소속사의 배우가 함께 주연을 맡은 경우도 있어, 소수의 기획사에 의해 공중파 방송의 드라마 기획이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주철환 교수, "재능도 없는데 자꾸 나오면 '끼워 넣기'로 본다"**

모니터 결과 발표 후 이어진 토론에서 문화연대 활동가 김형진씨는 "소수거대 기획사들이 자사 소속 유명연예인의 영향력으로 신인들의 TV출연을 좌지우지할 수 있으며 연예정보 프로그램이 연예인들의 ‘홍보프로’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용진 서강대 신방과 교수는 "연예산업과 방송사 간의 관계가 PD들과 기획사와의 검은 거래, 특정가수 뒤 봐주기 등 부정적 시비가 많았다"며 "연예인과 방송사간의 긍정적인 동반자적인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이를 위해 “연예산업 종사자들의 전문성 강화, 거대 엔터테인먼트사의 배타적 독점성 견제, 연예인 발굴에 관한 투명성 보장, 방송사의 연예인 의존도 낮추기, 음악과 예능 프로그램 외주제작 모색 등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철환 이화여대 홍보영상학부 교수는 “현업 PD시절에 배우 최진실, 최민수씨의 소속사가 방송국 합창단에 소속으로 있던 엄정화씨를 연예인으로 데뷔시키며 두 배우를 출연시키려면 엄씨도 꼭 출연시키라고 압력을 행사해 곤란한 일이 있었는데 지금은 SM이라는 기획사가 'HOT'가 뜨니까 ‘신화’. ‘플라이 투 더 스카이’ 같은 비슷한 팀을 계속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밝혔다.

주교수는 “문제는 소속사가 아니라 지금 TV에 나오는 연예인 중에서 시청자들을 웃기지도 못하고 재능도 없는데 이유 없이 자꾸 나오는 사람은 그런 ‘끼워 넣기’ 케이스로 보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교수는 또 “PD들 사이에 ‘5년 주기설’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리나 불미스런 일이 생기고 있는데 이런 일이 생기는 궁극적인 원인은 국장, 본부장 보다 위에 있는 흔히 '왕 PD'라고 불리는 사장의 책임”이라며 “사장이 ‘쟁반으로 치는 것은 너무하다’고 지나가다 한마디 하면 그 프로가 없어지거나 형식이 바뀌는 것이 방송국 내부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외주 프로그램도 곧 사고날 것"**

주 교수는 “시민단체나 방송학자들의 주장이 ‘거대 기획사’의 영향력 문제만 주로 주목하고 <수요예술무대>처럼 서류상으로만 ‘외주제작’의 모습을 한 프로그램이나 방송계의 ‘전관예우’ 같은 외주 프로그램들도 문제가 크다”며 “곧 그런 쪽에서 한번 ‘사고’가 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인기 있고 시청률이 높아도 여론과 언론의 반대가 심한 <이야기 속으로> 같은 프로그램은 결국 폐지가 됐다”며 “시민단체와 시청자들의 철저한 감시를 통해 불쾌감을 주는 저질프로는 논에서 피를 뽑듯이 철저하게 감시를 해야겠지만 모를 심을 때와 김을 매야 할 때가 있듯이 잘하는 프로에 대한 따뜻한 격려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강선 KBS예능국 PD(‘윤도현의 러브레터’ CP)는 “개편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 중 한명으로 여러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도록 노력 할 것”이라며 “이번 개편에서 수백억의 브랜드 가치가 있다는 프로그램까지 폐지를 준비하는 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실적으로 오락프로를 다 없애거나 기획사가 사라지게 할 수는 없는 상황인 만큼 현장에서 일하는 PD들에게는 시민단체와 시청자들의 ‘채찍’뿐 아니라 ‘당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BS 2TV가 선정성, 가학성에서 SBS 능가**

이날 토론회에서는 공영방송인 KBS2 오락프로그램의 선정성이 상업방송인 SBS보다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발제자로 나선 손종길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지상파 TV 3사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선정성과 가학성 분석과정에서 KBS2가 타 방송국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송 연구원에 따르면 KBS2는 선정적 장면 발생 빈도 비교에서 3백86회로 SBS의 2백34회보다 많았으며, 91회인 MBC보다 약 4배가 높았다.

선정적 장면의 유형으로는 신체적 노출이 가장 많았고 선정적 동작과 신체접촉, 언어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학적 장면 발생빈도 비교에서도 KBS는 5백94회를 기록해 SBS의 4백4회와 MBC의 3백20회보다 많았다.

송 연구원은 그러나 "이것은 방송사별 차이일 뿐 지상파 3사가 모두 오락프로그램의 선정성과 가학성이 작년에 비해 증가추세인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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