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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프랑스 칸에서는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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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프랑스 칸에서는 무슨 일이?

[Film Festival] 로만 폴란스키 해프닝, 마이클 무어 <시코> 최대 화제

지난 16일 개막된 제60회 칸국제영화제가 중반을 향해 치닫고 있다. 왕자웨이의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를 시작으로 경쟁작 22편중 약 1/3 정도가 현재까지 선보인 가운데, 올 칸영화제에서는 정치적 소재의 작품들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20일 칸영화제 공동기자회견장에서는 보기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전세계에서 몰려온 수많은 기자들 앞에서 인터뷰를 하던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 수준을 맹비난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진 것이다. 주인공은 <피아니스트>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로만 폴란스키 감독. 이날 기자회견은 칸국제영화제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폴란스키를 비롯해 35명의 저명한 감독들이 각자 영화에 대한 사랑을 담아낸 옴니버스 영화 <자신의 영화에게(To Each His Own Cinema)>를 알리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기자회견에는 폴란스키를 비롯해 아톰 에고이안,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등 제작에 참여한 감독들이 동석했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
문제의 장면이 연출된 것은 기자회견이 시작된 후 상당시간이 지났을 때였다. 지루한 질문이 이어지자 폴란스키 감독은 "칸국제영화제를 취재온 언론인들이 이렇게 한심하고 알맹이없는(poor and empty) 질문들만 하는 것은 수치스런 일"이라고 화를 내면서 "컴퓨터(또는 인터넷)가 당신들을 이런 수준으로 떨어뜨린 주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당신들은 영화분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진정으로 관심이 없다"고 비판하면서 "이런 질문들을 할 바에야 차라리 기자회견을 지금 끝내고 점심이나 먹으러 가자"고 말하기도 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기자회견을 중단하고 점심을 먹으러 간 감독이나 기자들은 없었다. 그러나 폴란스키는 이날 오후 별도로 마련된 <자신의 영화에게> 참여감독들과 취재진 간의 라운드테이블 인터뷰 행사에 불참해 불편한 심기를 다시한번 드러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20일 현재까지 칸에서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은 역시 미국 감독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시코>다. 비경쟁부문에 출품된 <시코>는 19일 첫 시사회를 가졌으며, 알려진바대로 미국의 부실한 보건 ,의료정책 현주소를 통렬하게 고발한 내용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시사회에서는 2000여명의 참석자들이 영화가 상영이 끝난후 기립해 열렬한 박수를 보내기도. 특히 이 작품은 무어 감독이 제작과정에서 쿠바를 방문했었다는 것 때문에 최근 미국 정부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는 뉴스보도로 인해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시코 ⓒ프레시안무비
평론가들은 무어감독이 <볼링 포 콜롬바인>, <화씨 9/11> 등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신랄한 대정부 비판이나 비꼬는 듯한 자세로부터 벗어나, 이번 <시코>에서는 미국 의료제도의 문제점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점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보스턴 글로브의 피터 브루넷 기자는 " 무어영화답게 매우 재밌다"라고 말하면서도 "개인적으로 영화의 1/3정도를 울면서 봤다"고 털어놓았다. 의료보장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병으로 고생하는 등장인물들의 고통스런 처지가 절실하게 다가왔다는 것이다. 보스턴 헤럴드의 스티븐 셰퍼 역시 대통령선거를 앞둔 미국에서 현재 최대이슈가 의료보험제도 개혁이란 점을 지적하면서,바로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시코>가 무어의 전작인 <화씨 9/11>보다 극장에서 더 큰 흥행수입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화씨 9/11>의 미국내 흥행수입은 1억 2200만달러였다. 한편 무어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정부당국과의 마찰을 의식한듯 "미국으로 돌아가면 폭풍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에는 (전작과)다른 톤과 방식으로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제작방향을 설명했다. 경쟁부문에 진출한 김기덕 감독의 <숨>은 19일 공식시사회를 가졌다. 김감독은 베를린국제영화제와 베니스국제영화제때 편한 의상과 모자차림으로 레드카핏을 밟았던 것과 달리 이번 칸영화제에서는 나비넥타이에 양복정장을 갖춰 입어 한국취재단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숨 ⓒ프레시안무비
국내에서는 이미 지난달 개봉됐던 <숨>은 남편의 외도를 알아차린 여인이 생면부지의 사형수에게 집착하는 과정을 통해 현대인의 소통문제를 다룬 영화. 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숨쉬기 힘들 만큼 어려운 사회적•개인적 인간관계, 또 내 영화와 한국 사회와의 소통의 문제 등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한국영화의 특징을 묻는 질문에 대해 "세계 영화인이 흥분하는 건 한국영화의 스타일이 아니라 진실성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저예산 영화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자본에 의한 영화, 기획에 의한 영화는 아직까지 내게 맞지 않는 옷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숨>은 20일 발간된 현지 일일소식지 '스크린'에서 만점 4점에 평균 1.9점을 받았다. 이 점수는 지금까지 공개된 장편 경쟁부문 초청작 7편 중 6위에 해당되는 것이다. 가장 높은 점수인 3.2점을 받은 영화는 크리스티안 문기우 감독의 <4개월, 3주 그리고 2일(4 Months, 2 Weeks and 2 Days)>과 코엔 형제 감독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 등 두 편이다. 프랑스 일일소식지 '르 필름 프랑세'(Le Film Francais) 평가에서도 8명의 평론가들로부터 평균 0.7점을 받아 저조한 반응을 얻었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은 오는 24일 첫 시사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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