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8학군 기자'가 늘고 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8학군 기자'가 늘고 있다"

'사회갈등 보도'와 '기자윤리' 토론회서 언론왜곡보도 성토

“기자들의 거지근성(촌지,향응)이 문제다.”
"광고를 따온 기자에게 리베이트를 안 주는 신문사가 거의 없다."
“부안 주민들의 생계가 다 망가진 것에 관심을 가진 기자는 단 1명 있었다.”
"룸싸롱에서 자기들끼리 놀다가 '공보관'을 부르는 기자라는 '직업'을 어떻게 봐야 하나."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신학림)이 3일 오후 태평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강당에서 개최한 최근 일어난 사회현안의 갈등 보도와 기자윤리에 대한 토론회에서 쏟아져 나온 의견들이다.

<사진1>

***한국언론의 윤리의식 부제가 엄중한 시련 불러**

주제발표를 맡은 이정호 언론노조 정책국장은 일본 도요다자동차가 경비를 제공해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일본 도요다 자동차를 취재한 일간지 경제기자들의 왜곡보도를 폭로하며 기자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국장에 따르면, 기자들은 현지에서 도요다자동차의 장기고용과 고임금(전문대졸 24년차 직원의 연봉 1억5천만원)을 확인하고도, ‘고임금 파티를 즐기는 한국의 자동차 업계’(한국일보), ‘파업은 옛날얘기’(동아일보) 등 ‘자동차 신화 급브레이크’ 등 현대자동차 노조의 ‘무리한 고임금 요구’를 비판하는 정반대 기사들을 일제히 실었다.

이 국장은 “논리도 맞지 않는 기사로 현대노조를 비난한 일간지들이 지난 2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있었던 도요다의 중형차 렉서스 최고급 모델의 신차발표회에 대한 홍보에는 집중하는 열의를 보였다”며 “결국 도요다는 인접한 경쟁상대인 한국이라는 나라에는 해외여행만 시켜주면 언제든 자기나라 산업을 깎아내리면서까지 경쟁국 회사를 홍보해 주는 기자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알아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국장은 "신문들이 전통적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관심과 냉대로 일관하고 정보를 조작하며 여론을 호도해 왔지만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 과점신문이 지지한 후보가 모두 낙선했다"며 "대중이 정보를 공유하는 정보화시대가 되면서 도덕적 불감증을 연상케하는 한국언론의 윤리의식의 부재는 엄중한 시련을 불렀고 스스로 공멸의 길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핵폐기장 문제'도 광고주 영향 받아**

박경애 환경운동연합간사는 “부안 핵폐기장 건설과 관련해 지층에 안전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자세한 보도자료를 만들어 지적했지만 대부분의 기자들이 이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단순화시킨 뒤 엉뚱한 방향으로 해석해 말도 안되는 기사를 썼다”고 지적했다.

<사진2>

박 간사는 “이 문제와 관련된 주무부처인 산자부나 과기부의 출입기자들에게 관계기관의 향응과 접대가 대단하다는 말이 나도는데 이를 입증하려는 듯 기사를 아예 쓰지도 않았고 일부 환경부 기자들만이 일방적 여론이 나오지 않게 막은 정도”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 간사는 “이번 핵 폐기장 문제를 지역이기주의로 몰고 가며 건립을 지지한 신문이 동아일보, 문화일보, 대한매일 순인데 이 신문들은 ‘원자력문화재단’의 광고를 많이 수주하는 공통점이 있다”며 광고에 따라 논조가 정해지는 언론 행태를 꼬집었다.

***기자들이 자신을 권력으로 착각 해**

양문석 언론노조 정책전문위원은 화물연대운송거부, 근로기준법개정 등과 관련한 신문보도에 나타난 기자들의 노동자에 대한 편향되고 왜곡된 시각을 열거한 후 “광고주들의 눈치를 보는 것도 기사가 바르게 써지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지만, 화물연대 등과 관련된 기사에서 더 큰 문제는 기자들이 자신을 ‘의사권력기관’으로 착각하고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사진3>

양 위원은 “취재일선에서는 각 부처의 간부들만 상대하다보니 현장의 진짜 문제점을 파악할 수가 없어 탁상공론이나 받아 적다가, 차장급 넘어서 편집국에 눌러 앉으면 본격적으로 자기가 지닌 선입관에 따라 온 세상을 편집하려 드는 언론인들이 존재한다”며 “이런 기자들 가운데에는 데스크를 보면서 자기가 ‘권력자’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이익이나 소속 언론사의 이권을 위해 엉터리로 기사를 쓰는 ‘사기꾼’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인간들도 있다”며 몇몇 언론인의 실명을 거론하기도 했다.

***기자의 전문성 부족도 문제**

이광호 ‘진보정치’ 편집국장은 “요즘 들어 ‘기자들의 전문성 부족도 문제다, 기자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표현이 자주 나오는데 이는 ‘무식하다’는 말을 돌려서 하는 말”이라며 “자신의 취재 분야에 대한 무지와 무식에다 권력이나 자본가 주위에서 어울리다 그들과 동화된 기이한 시각으로 사건을 대하다 보니 빈곤문제에 대한 무관심으로 일관하거나 환경, 노동문제를 경제성장의 하위 개념으로만 보는 기사들이 종종 발견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촌지에서 최근의 공짜여행까지 한국기자들의 뿌리 깊은 ‘거지근성’도 기자들이 윤리를 망각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은 “언론인들이 현장에서 양심과 윤리에 따라 냉정한 시각을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농공상’의 인습에 젖어 모든 사건을 바라보는 ‘전통적인’ 시각에다 자신과 언론사주의 이익에 따라 기사를 작성하는 습관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8학군기자'도 문제로 지적**

신 위원장은 “특히 최근 5년차 이하의 기자들을 놓고 ‘8학군기자’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말 그대로 강남지역 8학군에서 ‘배경’이 좋은 집에서 크고 서울대나 연·고대 같은 대학을 나온 기자들을 지칭하는 말로 이들은 자신이 속한 기득권의 이익에 따라 대부분의 사건을 보고 취재한다”며 “문제는 갈수록 ‘8학군기자’들이 늘어나면서 사회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기자사회에게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유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기획부장은 “사회갈등이 첨예한 사안을 보도하는 기자들이 특정 이익집단을 대변하는 윤리 부재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계속 이어져 온 구조적이고 전통적인 병폐”라고 지적한 뒤 “이제 언론은 스스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의지나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시민사회가 나서서 외부로부터의 압력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하지만 수구언론이 이미 어떤 권력보다 공고하게 자리를 잡은 상태라 시민단체와 대안언론들이 연대해 맞서 싸운다 해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어려움과 긴 시간이 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