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은 8일 "분열의 극복을 위한 노력을 과거의 구태정치라 부르고, 대통령 자신이 20년 동안 지켜 온 가치를 무너뜨리는 것이라 부른다면 이는 독선과 오만에 기초한, 권력을 가진자가 휘두르는 공포정치의 변종"이라고 노무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정 전 의장은 이날 '편가르기 정치와는 결별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분열의 극복과 국민적 기반 구축이 될 때야 비로소 통합을 한 축으로 한 진정한 양당정치로의 복귀가 가능하고 역사를 되돌리려는 수구부패의 기도에 맞서 이길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론인 '양당정치로의 복귀'를 끌어들여 노 대통령과의 간극을 더욱 벌여나간 셈이다.
그는 특히 "지금 열린우리당은 깨끗한 정치와 지역주의 극복을 내건 '열린'우리당이 아니라 현상유지적이고 분파지향적인 '닫힌'우리당"이라며 "우리당에 대한 맹신은 스스로 닫힌우리당임을 자백하는 정치적 자해행위에 다름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당에 대한 맹목적 신뢰가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강조했다.
"원칙을 구현 못하는 정당에서 무슨 원칙"
정 전 의장은 이어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의 표류가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이라고 말했지만 대북송금 특검 수용, 대연정 제안 등 노무현의 표류가 열린우리당 좌절의 원인이 된 측면에 대한 성찰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 대안 모색과 코드 인사에 대한 비판에 적극 나서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뼈저리게 통감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 전 의장은 이어 노 대통령이 전날 공개한 글에서 '양심의 명령에 따라 성실하게 정치를 해야 한다'고 한 구절을 적시하며 "무엇이 양심의 명령이냐. 이념이 다른 정당과 대연정을 모색하는 것이, 통합을 가로막는 편가르기의 정치가 양심의 명령이냐. 지지그룹의 목소리에 귀를 막는 것이 양심의 명령에 따른 것이냐"고 정면 반박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의 꿈과 전망이, 설사 대통령이 대선승리의 비책을 제시한다 해도 국민의 열망과 요구보다 우선될 수는 없다"면서 "국민들은 국민통합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정치구도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하면 옳고 남이 하면 옳지 않다고 평가하는 것이 통합의 정치, 통합의 리더십이 아닐 것"이라며 "나는 제대로 된 국민통합을 위해 결단할 것"이라고 노 대통령과의 결별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선 자기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배제의 정치, 편가르기의 정치를 넘어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의장은 이어 노 대통령이 강조한 '원칙'에 대해서도 "문제의 본질은 무엇이 원칙이어야 하느냐는 것"이라며 "당을 사수하는 게 아니라 창당정신인 개혁과 통합을 실현하는 게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더 이상 원칙을 구현할 수 없는 정당에서 되풀이해 원칙만을 강조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원칙이 아니라 그들만의 원칙이며 그들만의 개혁, 그들만의 통합일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주의 정당이라고 쉽게 매도해 버리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편향된 인식을 거둬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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