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경제정책의 핵심 브레인으로 활약했던 이정우(李廷雨)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미FTA(자유무역협정)가 한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강도 높게 비판해 눈길을 모았다.
이 전 실장은 1일 대구지방변호사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릴 '한미FTA 바로알기' 초청강연회에 앞서 공개한 강연 자료를 통해 "보수파로부터 좌파정부라는 공격까지 받던 참여정부가 이 같은(한미FTA 체결) 우선회 결정을 내린 것은 역사적 아이러니이고 하나의 수수께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청와대 근무 이후 줄곧 참여정부를 지지하고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고, 대통령의 지지율이 너무 낮아서 항상 안타깝게 생각해왔기 때문에 한미FTA 체결 이후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은 무엇보다 반가운 일이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점은 참여정부의 정체성과 모순되는 한미FTA로 인해 지지율이 올라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실장은 "미국과의 FTA는 다른 나라와는 다른 특수한 FTA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한 뒤 "FTA는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득이 되지만 한미FTA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본인의 판단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의 경제체제가 환란 이후 급격히 시장주의로 기울어 크고 작은 문제가 그치지 않고, 국내에 이미 너무 많은 시장주의자들이 판에 박은 시장주의 논리로 우리 경제를 오도하고 있는 판에 한미FTA까지 맺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문자 그대로 '설상가상(雪上加霜)'이 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날 강연회는 천정배(千正培) 의원 등이 활동하고 있는 민생정치준비모임의 대구경북지역 조직에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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