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은 30일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차남(22)을 소환, 새벽까지 김 회장의 개입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다.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한 조사와 관련자의 휴대전화 사용내역 조회 등을 통해 김 회장이 이번 사건에 적극 개입한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경찰은 이날 중국에서 돌아온 김 씨를 오후 11시 피해자 겸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으며, 사건의 발단이 된 청담동 G주점에서 북창동 S클럽 종업원 윤모 씨 일행과의 시비 과정에서 다친 경위를 조사했다.
경찰은 이어 △G주점과 청계산 공사현장, S클럽에 김 회장이 동행했는지 △김 회장이 직접 폭력을 휘둘렀는지 △S클럽 종업원을 보복 폭행했는지 △폭행 당시 도구를 사용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 씨는 경찰의 추궁에 "모른다" "아니다"를 반복하며 김 회장 측의 입장을 두둔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김 씨와 줄곧 동행하면서 폭행 장면을 모두 목격한 것으로 알려진 친구 A 씨가 사건 해결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그의 신원과 소재도 캐물었다.
A 씨는 사건현장 3곳을 생생하게 목격한 유일한 제3자로 알려져 있다.
김 씨는 29일 아버지가 11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던 남대문경찰서 1층 진술녹화실에서 변호사가 입회한 가운데 새벽까지 조사를 받았다.
김 씨는 변호사 등 측근 3명과 함께 경찰에 출두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고 긴장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달 25일 중국으로 출국했던 김 씨는 이날 저녁 7시30분께 베이징발 남방항공 CZ315편으로 입국한 뒤 '아버지의 폭행 현장을 봤느냐', '아버지가 청계산으로 갔느냐'는 질문에 "모른다. 내가 피해자다"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물증 확보를 위해 사건 당일 피해자 등의 휴대전화 통신기록 조회, 청계산 이동경로의 폐쇄회로TV(CCTV)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S클럽에 설치된 CCTV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또 폭행에 쓰인 도구와 사건 당일 김 회장의 행적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하기 위해 한화그룹 본사와 가회동 김 회장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이날 오후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김 회장이 청계산에서 쇠파이프 등으로 마구 때렸다는 피해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6명 중 5명은 김 회장에게, 1명은 아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했으며, 이들은 "경호원들이 현장에서 여러 차례 `회장님'이라고 불렀고 나중에 한화그룹 홈페이지에 들어가 가해자가 김 회장이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청담동 G주점과 청계산에는 간 적이 없다. S클럽에는 갔지만 직접 폭행을 안 한 것은 물론 폭행을 지시한 일도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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