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반대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취임 전부터 한미 FTA의 '전도사' 역할을 맡아온 한 총리는 이날 총리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FTA와 한국경제' 워크숍 특강에서 작심한 듯 강한 어조로 반대론자들을 비판했다.
한 총리는 '최근 정부가 한미 FTA를 졸속으로 추진했다'는 비판을 거론하며 "어떤 학자들은 `나도 모르는 FTA를 어떻게 준비했냐'고 하는데 그건 그 분들이 공부를 안 한 것이다. 내가 민간연구소까지 뒤져보니 한미 FTA에 대해 99건의 연구자료가 나왔다"며 "졸속협상이 아니라 졸속비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어떤 전직 장관이 라디오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비행기 안에서 FTA에 대한 보고를 받고 추진을 지시했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며 "한미 FTA는 지난 2000년 한미재계회의에서 최초로 제기됐고 2003년에 FTA 추진 로드맵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미 FTA를 하게 되면 외환위기보다 100배 강한 충격이 온다고 반대론자들이 주장하는데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FTA의 효과는 장기적인데 하루아침에 오는 그런 일이 일어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민노총과 한노총은 빨리 FTA에 대한 반대를 거둬야 한다"며 "실업대란이 오는게 아니라 55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반대론자들이) 한미 FTA가 체결되면 사랑니 뽑는데 100만원 든다는 얼토당토않은 괴담을 가지고 괴롭혔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멕시코의 실업률이 다른 중남미 국가와 비교해 낮다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수치를 소개한 뒤 "반대론자들은 `전세계민중연대'라는 단체가 제시한 수치를 가지고 OECD의 수치를 엉터리라고 한다"며 "OECD의 수치가 엉터리라면 어디서 수치를 얻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협정문안을 뜯어봤는데 `정말 징그럽게 잘했다'는 표현을 썼다"고 소개하면서 협상결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히 투자자-국가간 제소권을 인정하되 부동산과 조세정책에 대해 예외규정을 둔 것과 관련, "FTA를 반대하는 천정배, 최재천 의원 때문에 김종훈 대표가 죽기 아니면 살기로 협상해서 집어넣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이 미국 자동차회사 GM이 들어오면 주한미군 1개사단 들어오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며 "한미 FTA로 안보리스크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통금제도를 없애면 난리가 날 줄 알았는데 안그랬다"며 "나라의 수준이 낮고 국민 자질이 낮은 데는 아무리 FTA를 해도 발전할 수 없지만, 우리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낸 국민으로, 그런 국민을 믿고 보완대책을 잘하면 틀림없이 성공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의 적극적인 반박이 이어지면서 이날 특강은 당초 예정됐던 40분을 훨씬 넘겨 1시간10분 가까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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