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은 5일 단식농성 11일 째인 천정배 의원의 농성장을 방문해 "한미 FTA 타결로 노무현 대통령과 일부 보수언론, 한나라당의 대연정 삼각동맹이 강력히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장은 지난 2일 단식을 풀며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삼각동맹'을 언급했으나, 동맹의 주체에 대해선 "일부관료와 일부 보수언론, 일부 정치권"이라는 두루뭉술한 표현을 사용했었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을 적시한 김 의장의 발언은 적어도 한미 FTA 문제에서 만큼은 노 대통령과의 본격적인 대립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의장은 이어 천 의원에게 단식 중단을 권하면서 "한미 FTA는 중산층과 서민의 길이 아닌 만큼 함께 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이에 대해 "투자자 국가소송과 서비스 개방, 스크린쿼터 문제에 있어서 현 정부가 스스로 국민과 후손의 주권을 반신불수로 만들고 있다"며 당분간 단식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이처럼 구(舊)여권의 대선주자인 김 전 의장과 천 의원이 '한미 FTA 전선'에서 사실상 대정부투쟁을 선언함에 따라 향후 한미 FTA 후속 일정 및 구여권 대선판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급성 위출혈 임종인도 단식 계속할 듯
한편 단식 중에 실신해 전날 병원에 후송된 임종인 의원의 병명은 급성 위출혈로 밝혀졌다. 임 의원은 5일 병원에서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함께 싸우는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치료가 끝나는 대로 다시 반대투쟁에 나서겠다"며 "한미 FTA에 반대하는 분들은 걱정하지 말고 망국적인 한미 FTA를 무효화시키는 데 온 힘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단식 중인 천정배, 임종인 의원, 단식을 푼 김근태 전 의장 등을 거론하며 "한미 FTA 협상이 끝났기 때문에 국회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갖고 찬반논쟁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도 장 대표는 "우리당은 FTA 문제에 대해 찬반의 입장을 결정한 적이 아직 없다"며 "보호대책을 함께 판단하면서 한미 FTA 국회 비준동의 문제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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