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표결할 예정인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 한 후보자에 대해 인준 거부를 촉구하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한미 FTA에 반대하는 의원 48명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는 이날 오전 대표단 회의를 열고 모임 차원에서 한덕수 후보자에 대한 인준 부결을 결의했다.
시국회의 간사인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회의 브리핑을 통해 △한미 FTA 졸속추진 △한중 마늘협상 이면합의 파문 △글리벡 등 약값인상 책임 △한칠레 FTA 추진 △스크린쿼터 축소 △외환은행 헐값매각 책임 △부동산 정책 실패 등 '7대 부결 사유'를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천정배 의원이 속한 '민생정치준비모임'도 이날 오전 "한 후보자가 총리 직을 수행하고 한미 FTA 후속 대책을 추진해 나가기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이들 역시 비상시국회의가 밝힌 7대 부결사유와 함께 인사청문회에서 부실한 답변을 했던 3가지 사유를 더해 '10대 부결사유'를 밝혔다. 추가된 3가지는 △한미 FTA 체결 시 농업계에만 약간 피해가 있다고 사실을 호도한 점 △농업계에 대한 아무런 대책을 제시하지 못한 점 △제조업에서 관세철폐에 따른 구체적 이익이 무엇인지 제시 못한 채 추상적 답변으로 일관한 점 등이다.
정성호 대변인은 "이상의 사유를 볼 때 한 후보자가 국정을 잘 마무리하고 국익을 관철하는 데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인준 거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오전 대국회 성명을 내고 한덕수 후보자에 대한 부결을 호소했다. 참여연대는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통상관료 독단으로 조약을 추진한 한 후보자는 부처별 이견을 조정, 통합하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야 할 국무총리로서 절대적으로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이런 관료의 독단에 책임을 묻지 않으면 역사는 그 책임을 국회에 물을 것"이라며 "국회는 한미 FTA 비준 동의의 바로미터인 한덕수 후보 임명 동의안을 반드시 부결시켜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사실상 찬성 입장으로 기울어 한 총리 후보자의 인준안이 부결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이날 "총리 임명 동의안에 대해선 특별한 논의가 없었다"며 "자유투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의원총회에서 논의 중이지만 특별한 반대 의견이 제시되지 않은 이상 찬성 당론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김근태 전 의장 등의 반대 방침에 대해선 "일부의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