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밤 9시께 시작된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주최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이들은 이날 자정께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시작해 밤 10시 40분께 경복궁역 사거리에 도착했다.
하지만 경찰이 전경 1만5000명과 차량을 동원해 이날 경복궁역 사거리에서부터 청와대로 가는 모든 길을 막고 있어, 범국본은 경복궁역 사거리에서 한미 FTA 반대 집회를 이어갈 수 밖에 없었다.
범국본은 31일 새벽 협상이 마지막 순간에 이를 때까지 집회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날 새벽 12시30분께 갑자기 비가 쏟아지면서 일단 집회를 정리하고 해산했다.
범국본은 현재 19일째 광화문 열린광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FTA 반대 노숙농성을 계속 이어가고, 31일 오전 11시 한미 FTA 협상 타결과 관련해 공식 입장과 향후 투쟁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것이야 말로 노무현식 개헌이요, 쿠테타다"
이에 앞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는 각종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FTA 협상 타결을 차기 정권으로 연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80%를 넘는데도 불구하고 미국 측 일정에 맞춰 협상 타결을 밀어붙이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엉터리 협상이 타결되면 국민들과 함께 우리 손으로 한미FTA를 박살내고 노무현 정부를 끌어내리자"고 말했다.
통일연대 한상렬 대표는 "노 대통령이 기어이 한미FTA 범죄를 저지를 모양"이라면서 "이것이야 말로 노무현식 헌법 개정이요, 쿠테타"라고 비난했다.
한 대표는 "촛불을 든 시민들, 국민들의 의사를 묵살하고 협상을 체결하면 협상 무효 투쟁, 국회 비준 반대 투쟁, 노무현 정권 퇴진 투쟁으로 화답해 주겠다"고 밝혔다.
영화 <동갑내기과외하기>의 김경형 감독은 "한미 FTA 체결을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노무현, 김종훈, 한덕수, 한나라당, 조중동, 이들이 원하는 것은 한줌도 안되는 가진 자들이 더 가져 자기들끼리 행복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영화배우 김부선 씨는 "사법부가, 언론이, 정치인들이 고발하지 못하는 사회모순을 영상문화가 고발하겠다"며 "한국영화를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학생, 농민, 직장인, 아이와 함께 나온 주부 등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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