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이 27일 한미FTA 협상의 중단을 촉구하며 이날 오후 단식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 의장은 단식에 앞서 발표한 자료를 통해 "국민은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지만 한미 FTA 협상은 짜여진 시간표를 따라 질주하고 있다. 그 결과는 참상이고 재앙"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정부는 오늘의 협상 결과가 또 다른 저성장과 더욱 심각한 양극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국민 앞에 솔직히 고백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또한 "온통 한미 FTA 체결에 매달리는 협상단과 정부를 이대로 묵과할 수 없다"면서 "권한만 있을 뿐 훗날 국민의 삶에 아무런 정치적 책임을 지지도 않을 관료와 정부의 무책임과 무모함에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장은 "우리는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한미 FTA 반대를 주장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정부와 협상단의 화려한 미사여구만을 믿고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 단언컨대 지금 우리의 협상은 성공하고 있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과 얼마 전까지 집권여당의 당 의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단식농성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밥을 굶는 일뿐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은 27일 오전부터 곡기를 끊었으며 이날 오후 한미 FTA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 뒤 국회 본회의장 앞 로비에서 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단식 기간은 오는 협상 타결 예상 시점인 31일까지 나흘간이다.
임종인 "한미FTA는 제2의 대연정"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임종인 의원도 이날 오전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한미 FTA에 대한 국정조사도 요구했다.
임 의원은 "참여정부를 탄생시킨 농민, 비정규직 노동자, 양심적인 언론인과 지식인들은 한미 FTA를 결사반대하는 반면 노 대통령을 탄핵한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은 적극적으로 협상을 옹호하고 있다"며 "노 대통령은 한미 FTA를 통해 한나라당과 제2의 대연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미국의 51번째 주지사가 되는 것이 소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임 의원은 또 "여기에 열린우리당이 가세하고 있다"면서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주류는 한나라당과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이어 "지금은 비상한 시국이다. 거국적인 구국운동이 필요하다"며 "작은 차이를 떠나 한미 FTA에 반대하는 모든 정파와 시민사회, 종교 지도자들이 연석회의를 만들어 범국민운동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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