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가 보유한 땅값이 크게 오른 데 힘입어 대기업 중 가장 성공적인 '부동산 자산 불리기'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지주사와 3월 결산법인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30개 상장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6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이들 기업들의 전체 보유 토지(공시지가 기준)와 건물(장부가 기준) 가치는 전년 대비 6조4287억 원(9.79%) 증가한 72조693억 원으로 집계됐다.
공시지가 상승에 힘입어 토지 가치가 39조77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03% 늘었고 기업들의 신규 시설 투자에 따라 건물 가치도 감가상각에도 32조2958억 원으로 6.05% 늘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의 보유 부동산 가치가 8조9802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1조8047억 원(25.15%) 증가하며 단연 돋보이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30대 기업 전체 부동산 가치 순증 금액의 28%를 삼성전자의 증가분이 차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보유 토지 가치가 3조5238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34.01% 크게 늘었고 건물 가치 역시 신규 시설 투자 등으로 20.03% 불어난 5조4564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토지가치의 경우 토지 신규 취득보다는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작년 동탄 반도체 공장부지 17만 평을 3000억 원에 새로 매입했으며 나머지 부동산가격 상승분은 대부분 공시지가가 올랐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가 보유한 토지는 대부분 공장과 업무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보유 부동산 규모 면에서도 상장사 중 최상위를 차지했다.
대표적인 부동산 자산기업인 KT는 작년 말 기준 부동산 가치가 7조71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7.50% 증가하는 데 그치며 최고 부동산 갑부 기업의 자리를 삼성전자에 내줬다.
KT는 보유 토지가치가 4조8024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11.99% 증가했으나 건물 가치는 전년보다 0.83%만이 늘어난 2조9139억 원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전통적인 '땅부자' 기업인 한국전력은 토지 공시지가 상승에 힘입어 보유 부동산 가치가 전년보다 10.81% 늘어난 6조9557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전력은 보유 토지의 가치만 5조 원이 넘어 건물을 제외한 토지 가치만으로는 집계 대상 기업 중 가장 많았다.
이와 함께 롯데쇼핑과 현대차의 부동산 자산도 신규 시설 투자와 공시지가 상승 등으로 각각 14.26%, 12.77% 증가한 6조4931억 원, 4조9009억 원으로 불어났다.
한편 LG카드의 경우 보유 부동산 가치 증가율면에서는 54.24%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30대 기업 중 최상위를 차지했으나 부동산 자산의 절대 규모는 252억 원으로 다른 기업들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었다.
LG카드와 삼성전자에 이어 GS건설(22.54%), S-Oil(15.15%), 국민은행(14.72%) 등도 지난해 보유 부동산 가치가 큰 폭으로 올랐다.
이에 반해 SK는 작년 말 보유 토지와 건물의 가치가 1조5080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18.30% 줄어들며 30대 기업 중 유일하게 부동산 자산이 감소세를 보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건설교통부 발표 전국 공시지가가 12.4% 상승하는 등 땅값이 전반적으로 오른 데다 지난해 상장사들의 공장부지와 사옥 등 부동산 취득 건수가 크게 늘어나 보유 부동산 자산가치가 증가했다"고 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공시지가가 시세의 70~80% 선인 것을 감안하면 상장사들의 실제 부동산 자산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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