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난 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차협상이 시작된 이후 8차에 거친 본협상 기간동안 각 방송사 메인뉴스에서 한미 FTA 관련 보도량은 KBS 103건, MBC 75건, SBS 89건 등으로 MBC가 가장 적었다.
민언련은 "방송3사의 보도는 한미FTA의 실상을 제대로 전하지 못했으며, 이번 8차 협상이 진행되는 기간에도 마찬가지였다"며 "특히 MBC의 보도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공영방송으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MBC,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모두 유감"
민언련은 특히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서울에서 열렸던 8차협상 관련 보도를 분석한 자료를 통해 방송3사가 한미 FTA를 얼마나 비중있게 다뤘는지 비교했다.
민언련에 따르면 KBS는 한미FTA 협상을 5일 중 3일간 톱기사로 다뤘으며, 톱으로 다루지 않았던 8일과 10일은 '노대통령 개헌안 유보 발언'과 '북미회담 관련' 등을 다뤘다.
MBC는 9일 이건희·정몽구 한국경제 위기 발언(2꼭지), 대선을 투명하게 치르자는 협약(1꼭지), 새 총리 후보 지명자(1꼭지) 등을 보도한 뒤, 다섯 번째 보도로 FTA 관련 내용을 다뤘다. 11일에는 FTA 관련 내용을 4번째로 보도했다. 이날 FTA관련 내용 앞에는 송도 신도시의 한 오피스텔 앞에서 수천 명이 집단 노숙하는 장면, 부동산 세금을 안내려고 위장이혼 하는 부부 등을 다뤘다.
SBS도 3월 10일 이강석 선수의 세계빙상 신기록을 2꼭지나 보도한 뒤에 FTA 관련 보도를 7번째 기사로 다뤘다.
민언련은 KBS의 경우 객관적으로 볼 때 뉴스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는 아이템이 먼저 다룬 반면 오피스텔 분양을 위해 집단 노숙을 하고(MBC), 스포츠 선수가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는 뉴스(SBS)가 한미FTA보다 뉴스가치가 큰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라며 "MBC는 공영방송으로서 SBS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뉴스편성으로 한미FTA를 다뤘다는 점에 대해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되면 소비자는 좋기만 하다?
보도의 심층성에 대해서 민언련은 "8차 협상 기간 중 방송3사에서 특정 분야에 심층 분석을 겸한 보도는 KBS가 3건, SBS가 1건 있었다"며 "MBC는 보도량도 적었을 뿐 아니라 FTA에 대한 심층취재는 한 꼭지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미 FTA 협상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쇠고기 수입 문제와 관련해서도 MBC는 광우병 문제를 다루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민언련은 "MBC는 8차 협상 기간 중 쇠고기 수입 문제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졌지만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우려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며 "8일 MBC 보도에서는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에 대해선 언급조차 없이 미국 쇠고기 수입의 문제점을 '축산 농가의 피해' 측면에서만 다루면서 '가격' 측면에서 축산농가와 소비자들의 이해가 대립되는 것으로 다뤘다"고 밝혔다.
이날 보도에서 앵커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가 다음 달쯤으로 임박했다"고 전제한 뒤 "소비자들과 축산농가의 반응을 취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민언련은 "이 같은 보도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따른 파장을 '축산농가 대 소비자'라는 구도로 접근한 것"이라며 "즉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소비자에게는 유리한 반면 축산농가에는 불리하다는 식으로만 다뤘다"고 비판했다.
또 민언련은 "CNN의 한국어 더빙방송 등 방송시장 개방에 대해서는 KBS는 단신으로 한 건, SBS는 시위관련 보도로 이 문제를 다루었지만, MBC는 8차협상 기간 중 이에 대해 한마디도 보도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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