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던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 V'의 필름이 국내에서 발견됐다.
1976년 대한극장에서 개봉한 김청기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 V'는 그동안 수출을 위해 미국으로 보냈던 네가(오리지널)필름을 회수하지 못하고 사라진 후 복원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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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는 28일 한국애니메이션 순회상영을 기획하던 중 영진위 창고에서 우연히 발견한 '로보트 태권 V'의 필름 총10벌 중 오프닝과 엔딩 장면만 빠진 본편 8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영상자료원에 소장된 프린트(복사) 필름을 비롯해 그 동안 발견된 이 영화의 필름들은 전편분량이 갖춰져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필름의 훼손이 심해 상영·복원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번에 직접 필름을 직접 발견한 영진위 국내진흥부의 김보연씨는 "영진위 창고에서 '로보트 태권V' 라고 표기된 녹슨 필름깡통 안에 필름이 보존돼 있었다"며 "너무 오래전 일이라 왜 이 필름이 영진위에 오게 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당시에 누군가 프린트를 뜨고 대금을 안 내 필름을 담보로 보관했거나 지방흥행을 돌던 필름이 맡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 작품의 필름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성과가 없었던 원작자 김청기 감독은 "반갑고 또, 놀라운 일"이라며 기뻐했다.
이번에 영진위에서 발견된 '로보트 태권 V'의 필름은 현존하는 필름 중 가장 양호한 상태로 영진위 관계자는 "자체기술로도 복원이 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로보트 태권 V'를 대중들에게 상영하기 위해선 원작자인 김청기 감독과 작품에 대한 권리를 소유한 영화사 '신씨네'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영진위는 원작자인 김 감독의 동의는 얻은 상태이며 신씨네와도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의사를 교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진위 관계자는 "앞으로 이 작품의 완전한 복원을 위해서는 이번에 확보된 본편 필름 8권에 베타방식의 비디오테이프로 남아 있는 맨 앞 자막과 맨 뒤의 크레딧을 디지털로 복원해 필름에 옮긴 후 연결해야 하지만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필름의 '주연'이라고 할 수 있는 '태권V'의 캐릭터는 지난 4월 서울시가 조사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10가지 만화캐릭터에 뽑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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