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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디어 이란에 전쟁 선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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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미국, 드디어 이란에 전쟁 선포하다"

[할리우드 통신] 영화 <300>으로 미-이란 외교전쟁

"미국이 드디어 이란에 전쟁을 선포했다." 이란 테헤란의 일간지 아옌데노 화요일자에 실린 한 기사의 헤드라인이다. 핵개발을 둘러싸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워온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전세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정부에 대한 '무력응징'을 선언한 것일까? 다행스럽게도, 대이란 전쟁을 선포한 것은 백악관이 아니라 할리우드다. AP 통신,독일 dpa통신 등 외신들은 이란 언론계, 문화계, 그리고 정부 일각에서 할리우드 액션영화 <300>을 "이란 문화,역사에 대한 묵과할 수 없는 모욕"으로 규정하고 강한 분노를 제기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할리우드를 앞세운 부시행정부의 대이란 선전포고"로까지 받아들이는 분위기란 것.
300 ⓒ프레시안무비
<300> 에 대한 비판의 선봉에 서있는 것은 아옌데노지. 이 신문은 영화가 "이란인들을 문화와 감정, 인간애가 없는 존재, 오로지 다른나라를 침략하고 사람을 죽이는데만 몰두하는 악마로 그리고 있다"면서 "이는 이란 국민과 문명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공격"이라고 맹비난했다. 최대부수를 자랑하는 함샤리지는 아옌데노보다는 다소 차분한 논조로 <300>이 "미국의 (대이란) 정책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영화 속의 왜곡된 내용이 "전세계 특히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이란인들 사이에서 저항의 물결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최근 이란 국영TV들도 <300>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리포트 또는 특별프로그램을 잇달아 내보내고 있으며, 일부 프로그램에는 이란 영화평론가들이 직접 출연해 <300> 속의 왜곡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몇몇 출연자들은 "할리우드가 독일, 일본, 러시아에 이어 아랍과 이란인들을 악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란 정부측에서도 영화 <300>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AP에 따르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문화정책 보좌관인 자바르 샴카드리는 이란 파르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역사적 진실을 왜곡함으로써 이란을 모욕하고 있다"며 이 영화가 "대이란 호전주의자들을 자극할 것"으로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300 ⓒ프레시안무비
미국내 영화평론가들 사이에서도 <300>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즉, 기원전 480년 크세르크세스 페르시아 국왕이 이끄는 100만대군과 스파르타군 300명간의 전투를 묘사함에 있어서 페르시아군은 부패하고 성적으로도 타락한 존재로, 스파르타군은 고매한 영웅적 존재로 지나치게 이분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마디로, 영화 속 내용이 서구 대 이란 간의 충돌을 합리화하는 정치적 함의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하필이면, 전쟁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이때 <300>이 개봉된 것이 공교롭다는 것이다. 서구 팝문화 유입을 규제하고 있는 이란 정부의 문화정책때문에 영화 <300>이 이란에서 개봉될 가능성은 현재까지 전무한 상황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테헤란의 젊은 층에서는 이 영화의 불법 DVD와 파일이 유통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dpa통신은 해외 거주 이란인들을 중심으로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에 항의메일을 보내는 캠페인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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