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원희룡 의원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불참 가능성을 내비치며 배수진을 쳤다. 이들은 활동시한을 오는 18일까지로 연장한 경선준비위에도 불참키로 결정해 '게임의 룰'을 둘러싼 당 내분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고강도 압박…탈당? 특정후보 지원?
그동안 경준위에 손 전 경기지사의 대리인으로 참석해 온 정문헌 의원은 13일 "경준위에서 기존의 안을 밀어붙이고 이것이 우리 판단에 본선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을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는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9월경선-100만 선거인단'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합의안이 어떻게 도출되느냐에 따라 조금의 여지는 있다"고 일부 퇴로를 열어놓기도 했으나 자신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경선불참, 특정후보 지원, 탈당 등의 등의 각종 행동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도 있다는 고강도 압박이었다.
정 의원은 "탈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국내 정치가 예상치 않은 변수에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미리 상황을 예단하기는 좀 어렵다"고 열어놨다.
정 의원은 또한 경선에 불참해도 당에 남아 양대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을 지원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대해서도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상황에선 우리가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 전 지사와 마찬가지로 경준위 불참을 선언한 원희룡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 <조순용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앞서 있는 대선 주자들의 결단과 당 지도부의 대처 방법을 보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면서도 "경선 규칙에 동의할 수 없으면 경선에 참여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소위 빅2는 서로 양보해서 힘을 합하는 구도를 만드는 데는 관심이 없다"며 "경선 과정에서 당내 개혁세력까지 다 배제하다가 본선에 가서 외연을 넓힌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당 일각에선 손 전 지사 등이 탈당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더라도 경선 불참 자체가 몰고올 파장이 적지 않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당내 경선이 박근혜-이명박 간의 보수 대결구도로 고착돼 흥행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유명무실 경준위, 합의안 도출 난망
이에 따라 경준위는 두 명의 대선주자 측이 불참한 악조건 속에서 당 분열을 막을 수 있는 최종적인 합의안을 도출해 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 그러나 당 분위기 상 모든 주자들이 만족할만한 합의안 도출은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자연히 대선주자들 사이의 경선 룰 합의가 물 건너 갈 경우 자칫 당의 분열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더욱 고조됐다.
당 내에선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경준위가 최종안을 만들어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회가 중재안을 도출해 대선주자들의 수용을 압박하는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이조차 여의치 않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박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을 각각 지지하고 있어 똑같은 논란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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