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극좌 테러 단체인 적군파(RAF) 지도자로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중인 크리스티안 클라(54)가 폭력혁명 노선을 포기하지 않고 있음을 공공연히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클라는 지난 1월 베를린에서 열린 한 공산주의자 회의에 보낸 성명서에서 "자본주의를 완전히 붕괴시킬 때가 무르익었다. 이제 새로운 미래가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클라의 이 같은 발언은 그가 폭력 혁명을 통해 자본주의를 전복하겠다는 적군파의 노선을 견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최근 적군파 무기수 브리기테 몬하우프트(여.57)가 가석방된 데 이어 클라에 대한 사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그가 아직 폭력혁명의 신념을 버리지 않고 있음이 드러남에 따라 그의 사면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귀도 베스터벨레 자민당 당수는 호르스트 쾰러 대통령에게 클라의 사면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볼프강 티어제(사민당) 하원 부의장은 "클라는 스스로 자유의 기회를 날려 버렸다"고 말해 클라의 사면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클라는 1982년 체포돼 살인, 살인미수 등 20건의 혐의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고 1985년부터 복역하고 있다.
몬하우프트는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는 복역 기간을 채움에 따라 가석방을 신청했으며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인정받아 가석방이 허용됐다.
클라는 가석방 신청 기한을 아직 채우지 못해 쾰러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했다. 쾰러 대통령은 클라의 사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몬하우프트와 클라는 모두 유복한 가정 출신으로 대학생 때 공산주의 이론에 심취해 폭력을 통한 공산혁명을 목표로 하는 적군파에 가입했다.
이들은 적군파 지도부가 검거되고 울리케 마인호프 등 3명의 지도자가 1976년과 1977년 잇따라 감옥에서 자살하는 등 적군파가 와해되는 과정에서 더욱 극렬한 적군파 2세대 그룹을 이끌면서 테러를 감행했다.
적군파는 1970년대에 급진파 학생들에 의해 결성돼 1992년 4월 테러 활동을 중단할 때까지 미군 시설 및 병력, 경제인, 법조인들에 대한 테러를 자행했다.
적군파의 마지막 테러는 독일 통일 이후인 지난 1991년 4월 동독 산업시설의 민영화를 책임지고 있던 데틀레프 카르스텐 로베더를 암살한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적군파는 1998년 자진 해산을 선언한 바 있으나 적군파 지도부 일부가 이에 반발, 새로운 테러 단체를 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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