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 문화부장을 비롯해 제헌 국회의원, 반민특위 위원장을 지낸 김상덕 선생의 외아들 김정육(72) 씨가 친일 인명사전 편찬사업 등을 펴고 있는 민족문제연구소에 최근 기증한 사진들에는 김구, 김규식, 장준하 선생 등 임시정부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의 생생한 모습이 담겨 있다.
서울 화계사를 배경으로 1947년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속에서는 김구, 장준하, 김상덕 선생의 모습이 담겨 있으며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임정 계열 인사들로 추정된다.
미군정이 주도한 '반쪽짜리' 초대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임정 출신 독립운동가들이 해방 후에도 김구가 이끄는 한국독립당을 중심으로 활발히 민족의 미래를 모색하고 있음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1947년 경신학교(현 경신 중·고교)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에는 당시 이 학교의 교장으로 재직 중이던 김상덕 선생의 바로 왼쪽으로 임시정부 부주석을 지낸 김규식 선생(1881∼1950)의 모습이 보인다.
1948년 초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김상덕 선생이 지지자의 무등을 타고 시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는 사진은 생생한 시대상을 보여준다.
한편 김 씨는 사진 외에도 반민특위원장이던 아버지가 경상남도 지역을 맡은 3급 조사관에게 수여한 임명장 또한 민족문제연구소에 사료로 기증했다.
김 씨는 "부친께서 반민특위가 해체되고 나서 대단히 괴로워하셨던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질 않는다"며 "아직도 친일세력이 강한 힘을 갖고 있어 반민특위와 관련된 사람들은 가슴 속에 한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고 한탄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김승은 자료팀장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온 몸을 불살랐던 독립투사들이 모두 다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자료 기증을 계속 받아 내년에는 독립운동가 미공개 사진전을 열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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