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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방영될 <예수의 잃어버린 무덤> 둘러싼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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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방영될 <예수의 잃어버린 무덤> 둘러싼 논란 가열

[이슈 인 시네마] 제임스 캐머론, 제2의 다빈치코드 논쟁 일으켜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론이 기독교신앙과 성서의 내용을 뿌리채 뒤흔드는 '제2의 다빈치 코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캐머론 감독은 지난 26일 뉴욕 공공도서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제작한 디스커버리 채널 다큐멘터리 <예수의 잃어버린 무덤>과 예수 및 막달라마리아의 이름이 새겨진 2000여 년전의 유골함 2개를 공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제작자인 캐머론뿐만 아니라 연출을 맡은 캐나다 저널리스트 출신의 심차 자코보비치 감독을 비롯해 종교학자, 고고학자 등이 참여했으며, 사안의 폭발성을 반영하듯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들어 뜨거운 취재경쟁을 벌였다.
제임스 캐머론 감독 (출처 jesusfamilytomb.com)
오는 4일 디스커버리 채널을 통해 방영될 예정인 90분짜리 다큐멘터리의 핵심 내용은 지난 1980년 고고학자들이 예루살렘 인근 건설공사 현장에서 돌로 만든 10개의 유골함을 발굴했으며 여기에는 예수와 막달라마리아, 그리고 '요셉의 아들 예수'란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혈과 성배', '다빈치코드' 등이 주장하고 있는 예수결혼설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다큐멘터리와 제작진의 주장이다. 캐머론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매우 흥분된 모습을 보이며, "처음에는 이 다큐멘터리에 참여하는 것이 웬지 불안했었는데 마치 수사를 하는 듯한 강한 열정에 빠져들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다큐멘터리와 제작진이 "기존 종교를 공격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은 전혀 아니며 상업적으로 돈을 벌어보고자 하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큐멘터리 제작과 방영, 그리고 이날의 기자회견은 "합당한 방식으로 전세계에 (우리가 발견한 사실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기 위한 신중한 계획의 일환"이라는 것. 또 그는 다큐멘터리에 담긴 내용이야말로 "금세기 최대의 고고학 발견"이라고 주장했다. 캐머론 감독과 제작진이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두 개의 유골함은 이스라엘 문화재당국의 특별 허가를 받고 가져온 것. 이스라엘 문화재국의 대변인은 대여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다큐멘터리 내용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문화재국은 캐머론 감독의 기자회견에 맞춰, 지난 80년 발굴된 납골함들에 새겨진 글자 부분들을 확대한 사진 여러 장을 해외 언론들에 공개하기도 했다.
예수 가족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 (출처 jesusfamilytomb.com)
이 다큐멘터리의 내용은 대개 이렇다. 성서 고고학자들은 1980년 예루살렘 인근에서 가족용으로 추정되는 묘지 하나를 발굴했다. 그 안에는 돌로 만든 10개의 유골함이 있었다. 서기 1세기 전후 유대땅에서는 이 같은 방식으로 가족묘지를 만드는 것이 일반화돼 있었다. 80년대 이후 현재까지 발굴된 유골함만도 수천 개에 이른다. 하지만 문제는 유골함 10개 중 6개에 새겨져 있던 이름들. 헤브류어의 고대어인 아람어으로 '예슈아 바르 요세프(요셉의 아들 예수)', 헤브류어로 '마리아', 헤브류어로 '마티아(마태)', 그리스어로 '마리아메네 에 마라(마리아선생님=막달라마리아)', 아람어로 '예후다 바르 예슈아(예수 아들 유다)'로 각각 새겨져 있었다. 유골함에는 유골들이 담겨 있었으며, 당국은 문화재관리법에 따라 유골은 매장하고 유골함들을 보관해 왔다. 당시 학자들은 유골함에 새겨진 이름들을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왜냐면 요셉, 예수,마태, 막달라마리아, 유다 등의 이름은 너무나 흔한 것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서기 1세기경 예루살렘에 사는 여성들 중 약 25%가 마리아란 이름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심차 자코보비치감독과 고고학자 찰스 펠레그리노는 달랐다. 이름이 새겨진 2000여 년전 유골함들이 발굴된 것까지는 학문적 가치가 그리 크지 않은 흔한 일일 수 있지만, 하필이면 왜 '신약 속의 그 이름들'이 새겨진 유골함들이 한 개의 가족무덤 안에서 한꺼번에 발굴됐는가 하는 데 큰 의문을 느꼈던 것이다. 두 사람이 오랜 추적 끝에 얻은 결론은, 문제의 무덤이 성서 속의 예수 가족무덤이라는 것. 특히 '마리아메네 에 마라'는 막달라마리아를 가리키는 것으로, 예수와 막달라마리아가 아들 유다를 낳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유골함에 남아 있던 조직에 대해 DNA테스트를 해본 결과 예수와 막달라마리아는 혈연관계가 아님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부부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자코보비치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예수와 유다의 부자관계를 확실하게 입증해줄 수 있는 DNA테스트 결과는 왜 없는가"란 취재진의 날카로운 질문에는 "전부 테스트해볼 여건이 안 됐다"고만 답해 의문을 남기기도 했다.
<예수의 잃어버린 무덤> (출처 jesusfamilytomb.com)
제작진이 예수가족묘의 신빙성을 주장하는 또 하나의 근거는 통계적 조사. 토론토대 수학과의 앤드리 퓨어버거교수는 제작진의 의뢰에 따라, 기원 1세기 전후쯤 예루살렘지역 가족 관계 관련 문서들을 대상으로 한 가족 구성원들이 유골함에 새겨진 이름들을 가질 수 있는 확률을 계산해냈다. 그 결과, 요셉 마리아 예수 막달라마리아 , 유다 이름을 가진 한 가족이 존재할 확률은 600가구 당 1가구에 불과한 나타났다. 제작진은 이같은 통계치를 바탕으로, 성서속의 예수 가족으로 보기에 상당히 근거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자코보비치 감독과 펠레그리노는 다큐멘터리 방영과 동시에 '예수 가족 무덤'이란 연구서도 발간할 계획으로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기성 종교학계는 당연히 싸늘한 반응이다. 하버드대 성서고고학자 로렌스 스태이거는 "다빈치코드를 울궈먹으려는 판타지 고고학일 뿐"이라고 <예수의 잃어버린 무덤>에 대해 경멸을 감추지 않았다. 80년 문제의 가족무덤을 직접 발굴했던 이스라엘 고고학자 아모스 클로너는 "이미 96년 BBC가 비슷한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방송했을 때 학계의 반응은 근거가 없다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돈벌이에는 좋은 소재일 수 있을 것"이란 말로 캐머론과 자코보비치의 다큐에 불쾌한 시선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 클로너와 함께 가족묘 발굴작업을 했던 샤이몬 깁슨은 " (다큐 내용에 대해) 회의적이긴 하지만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다"고 상당히 유보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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