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대리인 역할을 맡고있는 정문헌 의원이 23일 당내 '경선 룰' 논의과정에서 손 전 지사의 대선후보 경선 불참 가능성을 내비쳐 주목된다.
정 의원은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경선준비위(국민승리위) 회의에서 기존 경선 방식과 시기를 그대로 가져가야 한다는 일부 위원의 주장에 대해 "그런 식으로 한다면 (손 전 지사가)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른바 한나라당 대선주자 `빅3'중 여론지지율이 가장 낮은 손 전 지사는 기존 경선 시기을 최대한 늦추고 선거인단 구성에서도 일반 유권자의 비율을 대폭 늘리자면서 `전면 수정'을 주장해 왔다.
정 의원은 "주자들 사이에서 모두 인정할 수 있는 경선 룰을 만들기 위해 경준위까지 구성해 이렇게 논의를 하고 있는데, 현재 룰을 유지하자고 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정 의원의 발언은 손 전 지사의 `범여권 후보설'과 함께 최근 검증 공방 와중에 대선후보 조기 등록 문제가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손 전지사측의 `경선 불참' 언급이 어느정도 무게를 갖고 있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손 전 지사 측은 이에 대해 "현행 방식으로 경선을 밀어붙일 가능성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메시지일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은 맞지만 정치적 의미는 두지 말아달라"면서 "특히 탈당이나 범여권행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김성식 정무특보는 "박 전 대표 측과 이 전 시장 측에서 경선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는 것을 서로 미루면서 슬쩍 시간만 보내려는데 대한 경고의 메시지"라며 "경준위 논의가 이렇게 진행될 경우 갈등 요소만 하나 더 늘어 한나라당의 집권 전망은 더욱 어두워진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응으로 미뤄볼 때 정 의원의 발언은 경선 시기와 방식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협상력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압박용 카드'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의 한 관계자는 "현행 방식대로 6월에 경선을 치르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나거나, 내달 말 또는 4월초 조기 후보등록이 가시화 될 경우, 손 전 지사로서는 탈당 밖에 달리 카드가 없을 것"이라며 "정 의원의 발언도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4명의 대선 예비후보 대리인들은 이날 회의에서 경선 시기와 방식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지만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선 시기의 경우 경준위 차원에서 6월말, 7월말, 9월 중순의 3가지 안을 대리인들에게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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