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대선 `잠룡'(潛龍)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은 22일 "재수, 삼수하라는 것은 가혹하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범여권이 자신을 차기 대권 예비주자로 기정사실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지금 변호사 생활을 재밌게 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데 대해서는 "그 때는 순진했다. 대선은 지방선거와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그는 특히 "강 전 장관이 뛰어들어야 대선 레이스의 분위기가 반전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내가 분위기를 살리는 치어리더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그 때 내 지지율은 40%대였지만 지금은 2%"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범여권의 오픈프라이머리 출마 의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게 잘 되겠느냐"고 가능성을 낮춰 봤다.
그는 자신의 당적 문제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이 탈당하는 데 나까지 탈당하면 이런저런 말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한동안은 우리당 당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그는 이날 노 대통령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최근 노 대통령과 고려대 최장집 교수의 `진보논쟁'과 관련, "(노 대통령이) 이해가 안된다"며 "그쪽(보수 진영)은 힘이 세고, 이쪽(진보 진영)은 약한데 이쪽 내부에서 싸우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신이 법무부장관 시절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으로부터 `개혁의 성과가 없다'는 취지의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일화를 소개한 뒤 "섭섭하기는 했지만 정부가 지식인 사회로부터 견제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진보세력은 미래에 대한 프레임을 제시해야 한다"며 "우리당도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참여정부의 과거사 청산작업과 관련, "사회 일부에서 논란과 반발이 일 경우엔 과거사가 깨끗이 청산될 수 없다"며 "정부산하 위원회를 만들어 참여정부 임기 내에 마무리 짓겠다고 한 것이 이해가 안된다. 차라리 상설기구를 만들어 20~30년간 꾸준하게 추진했어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범여권의 차기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매번 수위를 차지하는 것과 관련, "미국으로 말하면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에서 1등하는 격"이라며 "여론조사를 볼 때마다 웃음이 나온다. 너무나 한국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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