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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한국 고전영화 DVD 출시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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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한국 고전영화 DVD 출시 붐

[이슈 인 시네마] DVD시장 돌파구 마련하나

국내 DVD 타이틀 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한국 고전영화 DVD가 꾸준히 출시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동아수출공사가 제작한 한국영화들이 대거 DVD로 발매되고, 한국영상자료원이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고전영화 컬렉션'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한국 고전영화들은 일부 출시사를 통해 단발성으로 발매되거나 특정 제작사의 라인업에 치중된 편이었는데, 올해는 좀더 다양한 작품들이 DVD 애호가들의 라이브러리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DVD 출시사 덕슨미디어는 동아수출공사와 판권을 계약하고 1980~1990년대 개봉한 영화들을 약 20편 정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1월 <그들도 우리처럼>(1990, 박광수 감독)과 <바이준>(1998, 최호 감독)을 발매한 데 이어 2월 8일에는 <깊고 푸른 밤>(1984, 배창호 감독)과 <똑바로 살아라>(1997, 이상우 감독)를 출시했다. 이 타이틀들은 비록 특별한 서플먼트가 실려 있지는 않지만, 애너모픽 1.85:1의 화면비를 지원하면서 일부 영화에 대해서는 돌비 디지털 5.1 채널의 서라운드 사운드를 그대로 싣고 있다. 또한 각 타이틀에 한글, 영어, 중국어, 일본어 자막이 모두 실려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덕슨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의 한국영화 팬들이 DVD 타이틀 구매를 할 수 있도록 여러 언어로 자막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덕슨 미디어 측은 올해 안으로 동아수출공사의 라인업을 한 달에 두 편 정도씩 꾸준히 발매할 예정. 또한 <겨울 나그네>(1986, 곽지균 감독)처럼 이미 출시된 타이틀도 재발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들도 우리처럼 ⓒ프레시안무비
한국영상자료원의 고전 영화 컬렉션도 더욱 풍성해질 전망이다. 영상자료원 측은 매년 3~4편 정도의 한국영화 타이틀을 꾸준히 출시해왔으며, 지난해에도 <청춘쌍곡선>(1956, 한형모 감독) <시집가는 날>(1956, 이병일 감독) 등을 발매한 바 있다. 영상자료원은 각 타이틀을 초도 약 2천 장 정도 발매해서 그중 1천 장은 시중에 판매하고, 나머지 1천 장은 영상자료원이 소외된 지역에서 실시하는 영화상영 프로그램인 '찾아가는 영화관'을 진행하면서 증정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사인 태원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그간 영상자료원이 발매한 고전영화 컬렉션 가운데 <자유부인>과 <운명의 손> 등이 베스트셀러로 꼽힌다"고 전했다. 올해는 영상자료원의 고전영화 DVD 출시 예산이 늘어나 총 11편의 고전 한국영화가 출시된다. 특히 5~6월 경 발매될 '신상옥 감독 컬렉션'은 지금까지 출시된 고전 한국영화 DVD 가운데 가장 뜻 깊은 타이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로맨스 빠빠>(1960)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 <성춘향>(1961) <벙어리 삼룡>(1964) <천년호>(1969) 등 신상옥 감독의 대표작 5편이 박스세트로 묶여 발매된다. 또한 하반기에 출시될 '1940년대 한국영화 컬렉션'도 식민지 시대 한국영화를 집중 조명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반도의 봄>(1941, 이병일 감독) <집없는 천사>(1941, 최인규 감독) <지원병>(1941, 안석영 감독) <조선해협>(1943, 박기채 감독) 등 네 편의 영화가 수록된다. 영상자료원은 이밖에도 <박서방>(1960, 강대진 감독)과 <삼등과장>(1961, 이봉래 감독)을 올 연말 따로 발매한다는 계획이다.
어우동 ⓒ프레시안무비
그러나 지난해까지 활발하게 한국 고전영화를 출시해왔던 태원 엔터테인먼트는 올해는 일단 추가 출시 계획을 잡지 않고 있는 상태다. 태원 측은 재작년부터 태흥영화사가 제작한 한국영화를 약 20편 이상 DVD로 출시해왔으며, 그 가운데 <임권택 감독 컬렉션><무릎과 무릎 사이><어우동> 등이 DVD 애호가들의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태흥영화사 DVD 라이브러리는 전부 HD 텔레시네를 거치고 음성해설과 별도의 서플먼트를 수록하는 등 정성을 기울인 타이틀로 호평을 받았다. 태원의 한 관계자는 "<임권택 감독 컬렉션>은 거의 다 나간 상태이며, 아무래도 30대 이상의 관객들이 고전영화 구매층이다 보니 1980년대 한국영화에 더 관심을 가진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태원 측은 태흥영화사가 제작한 나머지 영화들의 DVD 발매 여부를 아직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 고전 한국영화 타이틀의 경우 초도 1천 장 정도를 발매하지만, 일부 화제의 타이틀을 제외하고는 판매량이 지극히 저조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반응이 좋은 타이틀은 500~600장 정도 판매되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들은 그보다 훨씬 적게 나간다"면서, "이런 상황이라면 판권료와 HD 텔레시네 비용 등 제작비를 회수할 수 없기 때문에 추가로 DVD를 제작하는 것이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고전 한국영화를 출시하는 것이 아무리 뜻 깊은 일이라 해도, 출시사 입장에서는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계속 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바이준 ⓒ프레시안무비
덕슨미디어 측도 판매량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덕슨미디어의 관계자는 "<그들도 우리처럼>과 <바이준>은 꽤 반응이 좋은 편"이라면서, "국내 DVD 시장이 취약해 제작비 부담이 상당히 큰 편이고, 초도 1천장을 찍는다 해도 고작 몇백 장 나가는 정도다. 타이틀 출시 이후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판매 상황을 지켜봐야 손익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판권을 제대로 계약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법 소스를 리핑해 제작되는 DVD 타이틀, 온라인 상에서 다운로드로 유통되는 영화들도 이들 한국 고전영화 출시사의 사기를 저해하는 요인이다. 김기영, 이만희, 유현목, 하길종, 배창호, 이장호 등 한국영화사의 뛰어난 감독들의 영화가 DVD로 빛을 보기 위해 선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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