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김진균상에는 학술 부문에 <베트남과 한국의 반공독재국가형성사>(선인 펴냄, 2005)의 저자 윤충로 박사(한성대 전쟁과평화연구소 책임연구원)가 선정됐으며, 사회운동 부문에는 경기도 평택 김지태 이장(미군기지확장반대 팽성주민대책위원장)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지태 이장 "역사 속에 의지 숨쉴 수 있는 근간 마련해야"
대추리와 도두리 주민들과 함께 미군기지 확장이전 반대운동을 주도하다 감옥에 갇힌 뒤 지난해 12월 6개월만에 출소했던 김지태 이장은 사전에 배포된 수상소감을 통해 "출감 후 돌아 온 대추리는 목불인견이었다. 더욱더 황폐해진 주변 풍경, 그리고 너무나도 지친 주민들의 눈빛 어느 하나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주민들이 얻고자 했던 것은 이런 초라한 모습이 아니었지만 저희 앞에 펼쳐진 현실은 암담하기 그지 없다"며 "그러나 현실이 암담하고 초라하다고 해서 지금까지의 투쟁의 모든 부분을 헛되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함께 했던 많은 분들의 숭고한 의지가 반드시 역사 속에 살아 숨쉴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 상을 수상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희생과 눈물을 감수하며 함께 해주신 시민사회단체의 모든 양심세력과 절망의 끝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투쟁하시는 팽성의 수용지역 분들께 감사의 말씀과 함께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과 베트남의 비교사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윤충로 박사는 수상소감에서 "이 연구를 통해 왜 해방 이후 두 국가 모두에서 반공독재국가가 출현할 수밖에 없었는지, 남베트남과 남한의 상이한 역사 경로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이 두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커다란 퍼즐을 맞추어 가듯이 세세한 역사의 지도를 그려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기존의 지배적이고 보수적인 세계관과 고정관념을 넘어서기 위한 노력은 냉철한 이성과 더불어 고난의 현대사를 스스로의 아픔으로 느낄 수 있는 역사의식, 그리고 뜨거운 가슴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면서 "냉전시대의 신화·우화·권위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학계를 비롯해 시민사회 각 부분의 보다 많은 관심과 실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수상식에 이어 이날 오후에는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김진균 선생 묘소에서 추모식이 진행된다.
고 김진균 교수는… 1937년 경남 진주 출신. 4.19세대 중 대표적인 진보학자로 꼽히는 고 김진균 교수는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상대 교수를 거쳐 1975년 이후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1972년 서울대 상대 학술 논문집에 기고한 논문 '카리스마, 엘리트와 근대화'가 삭제되는 등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 시절 세 번의 필화를 겪었으며 1980년 신군부에 의해 해직되기도 했다. 1984년 복직한 김 교수는 진보적 소장학자들의 연구단체인 '산업사회연구회'의 설립을 주도하며 비판적 사회과학 연구의 길을 열었다. 그 이후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학술단체협의회 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민주노총 지도위원,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 사회진보연대 대표를 맡는 등 사회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참 지식인'으로 널리 알려졌다. 김 교수는 지병인 대장암으로 2004년 2월 14일 별세했다.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