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 전 정책위의장 등 열린우리당 의원 23명이 6일 오전 탈당을 선언했다. 이로써 열린우리당의 의석은 110석으로 줄어들었으며 127석의 한나라당에 원내 제1당의 자리를 내줬다.
또한 탈당파들은 내주 중 새로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기로 결의함에 우리당은 창당 3년 만에 '분당'의 수난을 겪게 됐다.
원내대표-상임위원장-정책위의장-정조위원장-원내부대표 등이 탈당 주축
탈당 의원들은 이날 '참회와 새로운 출발'이라는 성명서에서 "열린우리당 중심의 통합신당 창당은 큰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다"며 "'국민통합신당'을 만들기 위해 열린우리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당이 국민의 외면을 받게 된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기득권을 선도적으로 포기함으로써 국민통합신당의 밀알이 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참회와 반성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향후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여 의정활동에 충실하면서 통합신당 창당에 진력하겠다"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책임 있게 국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성심껏 협조할 것이나 정치적 개입은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당에 참여한 의원은 김한길 전 대표, 강봉균 전 정책위의장을 포함해 김낙순, 노웅래, 노현송, 박상돈, 변재일, 서재관, 양형일, 우윤근, 우제창, 우제항, 이강래, 이근식, 이종걸, 장경수, 전병헌, 제종길, 조배숙, 조일현, 주승용, 최규식, 최용규 등 23명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국회와 당내에서 주요 요직을 맡아 온 인사들이다. 조배숙 의원과 이강래 의원, 조일현 의원은 각각 문광위원장, 예결위원장, 건교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한길 의원은 원내대표를, 강봉균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우제창 의원은 제3정조위원장을 맡았었다. 또한 조일현, 최용규, 주승용, 장경수, 노웅래 의원은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함께 원내대표단을 구성했던 인사들이다. 전병헌 의원은 당 대변인을 지냈다.
내주 중 교섭단체 등록
한편 이들은 앞서 탈당한 의원 5명(임종인 의원 제외)과 함께 이번주 말 1박2일 일정으로 워크숍을 갖고 새로운 원내교섭단체 명칭 및 원내 전략 등을 논의키로 했다.
김한길 전 대표는 "천정배, 염동연 의원 등 앞서 탈당한 의원들과 이번 주말 워크숍을 함께 가지기로 했다"며 "이 자리에서 교섭단체의 명칭이나 앞으로 가져가야 할 원칙 등이 심도 깊게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규식 의원은 "빠르면 다음주 월요일이라도 교섭단체 등록을 하게 될 것"이라며 "천정배 의원 등이 새 교섭단체에 참여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추가 탈당 의원들의 합류 여부와 관련해 변재일 의원은 "오늘 탈당을 선언한 의원들 외에도 시중의 여론을 보고 결정할 의원들이 있다"며 "최대 35명까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원내전략과 관련해 이들은 당장은 여당과의 큰 마찰은 피해갈 방침이다. 전병헌 의원은 "당장의 차별화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며 "새로운 통합신당의 정체성은 중도보수가 아니라 중도개혁 통합신당이 되어야 한다는 데 전원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탈당파가 포기한 건 기득권이 아니라 당적"
한편 우상호 대변인은 이들의 탈당 기자회견 직후 "대통합신당 추진에 합의해 놓고 속도와 방법에 대한 이견이 있다는 이유로 탈당하는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원내대표단, 정책위의장단이 임기를 마치자마자 탈당한 것은 국민들에게 적절치 못한 것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열린우리당의 지도적 역할을 한 분들이 탈당한다고 해서 우리당과 상관 없다고 인정받을지 의문스럽다"며 "이 분들이 포기한 것은 기득권이 아니라 당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당은 어떤 어려움과 난관이 있어도 전당대회를 통해 대통합신당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당장 우리당이 원내 2당으로서 원내대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인정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본회의 직후 지도부 회의를 열어 탈당 사태에 대한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우 대변인은 "탈당한 지역구를 사고당부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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