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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월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The Devil Wears Prada

감독 데이비드 프랭클 출연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스탠리 투치 시간 119분 | 화면비율 애너모픽 2.35:1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 2006년 | 출시 폭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개봉 직후 상반된 평가를 받은 영화였다. '유명세보다는 덜 재미있다'는 반응과 '이 정도면 대중영화로서 충분하다'는 반응으로 양분됐다. 실로 이 영화는 <섹스 & 시티>의 후광을 입어 소설의 타깃이기도 했던 젊은 여성 관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기는 했지만, <섹스 & 시티>의 매 에피소드가 보여주었던 유쾌함과 밀도, 인간관계에 대한 폭넓은 통찰력을 담아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비록 충분히 만족스러운 작품성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DVD는 <섹스 & 시티>의 팬이거나 패션과 유행에 관심이 있거나 여성영화를 좋아하는 모든 관객들에게는 소장하고 싶은 영화일 것이다. 가령 <워킹 걸>이 1980년대 미국 직장 여성의 생활을 묘사한 작품이었다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역시 2000년대 초 뉴욕 여성의 라이프스타일과 유행을 담아낸 만큼 그 문화적 가치로 오랫동안 기억될 작품일지 모른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DVD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로렌 와이스버거의 원작 소설은 물론이고 TV 드라마 <섹스 & 시티>와 차별화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 작품이다. <섹스 & 시티>와는 달리 20대 중반의 여성이 사회 생활에 첫 발을 내디디면서 겪는 성장 이야기라는 점, 그리고 원작 소설에서는 그야말로 '악마'로 묘사되었던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 프레슬리를 좀더 인간적인 캐릭터로 그려냈다는 점은 이 영화만의 개성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매력적으로 만든 것은 바로 미란다 프레슬리 역을 맡은 메릴 스트립의 존재감이었다. 이 영화로 14번째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오른 메릴 스트립은, <더 퀸>의 헬렌 미렌을 제외한다면 경쟁자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절정의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DVD의 다양한 스페셜 피처들은 이 영화의 제작과정을 보여줌과 동시에, 지금 우리 시대에 여성의 삶과 문화, 패션계를 무의식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짚어낸다. 먼저 6편의 미니 다큐멘터리는 영화 외적으로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다. '베스트셀러 소설의 각색작업'은 원작을 영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어떤 차별점을 두려 했는지를 제작자 웬디 파이너맨과 감독 데이비드 프랭클, 그리고 각본가 알린 브로쉬 맥케나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준다. '뉴욕과 패션' '의상 디자이너 패트리샤 필드 소개' '카메오로 출연한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리바니 캐스팅 과정' 등은 이 영화의 핵심인 패션에 관한 영상물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패션뿐 아니라 뉴욕이라는 도시에 대한 예찬을 담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의상감독 패트리샤 필드가 패션 소매업에서 시작해 80년대 중반 영화 의상 컨설턴트를 거쳐 지금의 커리어를 쌓게 되었는지를 들려준다. 또한 극중 발렌티노 패션쇼 장면을 촬영하면서 백스테이지에서 실제 디자이너 발렌티노를 카메오 출연시키게 된 과정도 엿볼 수 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프레시안무비
'지옥에서 온 상사'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자신의 상사에 대해 추억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단다 산티니: 실제 편집장'에서는 이탈리아판 '엘르'의 단다 산티니 편집장이 출연해 실제 패션 잡지 편집장이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를 들려준다. 그밖에 13개의 삭제 장면과 NG 장면, 그리고 제작진의 음성해설도 들을 수 있다. 비록 스페셜 피처에 편집된 영화 본편 장면들이 거의 엇비슷해 다소 지루하다는 점, 그리고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 등 주연 배우들의 인터뷰 내용이 많지 않다는 것은 아쉬운 점. 하지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DVD는 제작 과정의 뒷이야기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충분히 눈을 즐겁게 하는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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