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따른 광고 격감과 과당경쟁으로 IMF사태이래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신문시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신문고시의 엄격한 적용과 공동배달제(공배제)의 시행만이 유일한 해법이며, 이를 위해 정부가 자금 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그러나 메이저신문들은 공배제를 위한 정부의 자금 지원은 난립상을 존속시킬뿐이라는 반대 의견도 제기돼, 앞으로 공배제 확대를 위한 정부지원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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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배제가 불황타개의 해법"**
신문시장 정상화를 주제로 25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영욱 한국언론재단 선임연구위원은 "현재의 신문시장은 손해가 나는 줄 알면서도 상대방(경쟁지)에 대한 불신이나 불확실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과다한 판촉과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공배제의 시행을 최근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신문사들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경향·국민·문화·세계·한겨레 등 5개 신문이 시범 운영하는 공배제 과천지국의 운영 현황을 소개한 뒤 “작은 신문이 큰 신문에 비해 더 많은 배달료를 지불해야 하는 불리한 상황이 공배제를 통해 해결돼야 하며 이를 위해 공배제 회사의 형태와 성격, 법적 규제 등을 위한 논의가 더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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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자로 참석한 한림대 정연구 교수는 "공배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물류사업 등 사업 다각화와 전단지 확대 등을 통한 수익구조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박용규 상지대 교수는 "공정위가 확고한 의지를 갖고 인력을 확보해 신문고시 위반사례가 많은 곳을 대상으로 강력하게 불공정거래를 근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정호 언론노조 선전홍보국장은 "파주 출판산업단지 등의 사례를 볼 때 문화산업지원기금 지원은 당연한 것"이라며 "공배제 과천 시범지국은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지국이 한두 개 더 생겨나면 두 달 안에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문 과당경쟁은 신문 난립 때문"**
이에 대해 메이저 신문의 생각은 달랐다.
김택환 중앙일보 미디어전문기자는 "신문시장의 과당경쟁은 너무 많은 신문이 난립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파이를 나눠먹는 데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현재 1천명당 2백70명에 지나지 않는 신문구독인구를 선진국 수준인 6백∼7백명 수준으로 늘리는 것을 국가의 정책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을 지켜본 한 언론인은 "공배제는 판매망과 배달망이 취약한 신문사들이 자발적으로 해야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대한매일과 한국일보까지 동참하고 전국적으로 공배제가 정착하게 되면 신문시장을 획기적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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